지난달 28일부터 전국 지자체 '출생 미신고' 사례 전수 조사중
전수조사 시작 이틀 만에 거제서 범행 확인…추가 피해 우려 목소리
영아 살해 전국에서 발생했나…수원 이어 거제서도 드러나
경기 수원에 이어 경남 거제에서도 갓 태어난 영아가 부모에 의해 살해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돼 있지 않은 이른바 '유령 아동'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전국 지자체 전수조사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각 지자체와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피해 아동을 찾기 위해 적극 나선 상태다.

2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생한 아동 중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은 아동 120명의 소재·안전 확인을 위해 전수조사 중이다.

'거제 영아 살해 사건'도 이 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해 9월 9일 거제시 주거지에서 생후 5일 된 아이의 목을 졸라 살해한 친부 A(20대) 씨와 친모 B(30대) 씨는 아들 C군을 낳은 뒤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출생 사실을 양가 부모가 알게 될 경우 서로 헤어지게 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경남 고성군이 이번 전수조사 당시 C군의 출생 기록은 있는데 출생신고는 돼 있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결국 범행이 탄로 났다.

경찰 관계자는 "전수조사 대상이 많아 이와 비슷한 범죄가 더 나오지는 않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아 살해 전국에서 발생했나…수원 이어 거제서도 드러나
이번 전수 조사의 계기가 된 '수원 냉장고 영아 살해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친모 D(30대) 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아기를 출산하고 목 졸라 살해한 뒤 수원시 장안구 자신의 주거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해왔다.

이 사건은 출산 기록은 있는데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사례가 있는 것을 확인한 수원시가 지난달 현장 조사를 나가면서 범행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지자체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출생한 아동 중 출생신고가 돼 있지 않은 아동 2천236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전수조사 이틀 만에 거제시에서도 영아를 살해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국적으로 유사 사례가 더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경기도 과천시에서 2015년 9월 출산한 아들이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50대 친모가 경찰에 검거됐다.

과천경찰서는 과천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 집에 있던 이 여성을 시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가 공소시효 만료 가능성에 따라 석방했다.

같은 날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2019년 4월 대전에서 아들을 출산한 뒤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모를 체포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