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역대 최연소 검사장에 이어 최연소 법무부 장관 타이틀을 가진 한동훈 장관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장관 취임 이후 국회에서 높은 대야(對野) 전투력으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면 최근에는 그의 '배려심'에 지지자들이 열광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제73주년 행사에서 6·25 전쟁 당시 북파공작 전문 첩보부대 KLO 부대 대원 출신인 이창건(94) 전 한국원자력학회장으로부터 받은 쪽지를 읽는 모습. / 사진=유튜브 캡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제73주년 행사에서 6·25 전쟁 당시 북파공작 전문 첩보부대 KLO 부대 대원 출신인 이창건(94) 전 한국원자력학회장으로부터 받은 쪽지를 읽는 모습. / 사진=유튜브 캡처
가장 최근 화제가 된 건 한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 전쟁 제73주년 행사에서 한 90대 참전용사로부터 손글씨로 빼곡히 채운 쪽지 한 장을 받아 읽는 모습이었다. 지난 26일 한경닷컴 보도([단독] 한동훈에게 쪽지 건넨 90대 참전용사 "눈물이 앞을 가린다")로 알려진 이 쪽지는 6·25 전쟁 당시 북파공작 전문 첩보부대 켈로(KLO) 부대원 출신인 이창건(94) 전 한국원자력학회장이 써서 건넸다. 한 장관은 두손을 공손히 모은 채로 쪽지를 정독했다. 이후 행사를 마칠 때까지 쪽지를 접거나 주머니에 넣지 않았다. 한 장관은 현재 이 쪽지를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한 장관이 지난 6월 21일 국회에 출근하면서 보인 이른바 '역(逆)의전'도 한동안 화제를 모았다. 한 장관은 서울에 5~20mm의 비가 내렸던 당시 국회 본회의 출석을 위해 관용차에서 내렸다. 한 장관 왼편에는 함께 우산을 쓰고 나란히 걷던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포착됐는데, 한 장관이 오히려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2021년 8월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보좌진을 우산 씌워주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포커스TV
2021년 8월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이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아프가니스탄 특별입국자 초기 정착 지원과 관련해 브리핑하는 도중 관계자가 뒤쪽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받쳐주고 있다. 오른쪽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1일 오후 보좌진을 우산 씌워주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포커스TV
한 장관의 이런 모습은 2021년 8월 27일 강성국 당시 법무부 차관의 '황제 의전' 논란과 함께 묶여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다. 당시 강 차관이 아프가니스탄인 특별 기여자 관련 브리핑을 하는 도중 수행 비서가 비가 오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우산을 씌워주는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네티즌들은 이를 한 장관의 모습과 비교하며 "진짜 소탈하고 권위 의식 없는 모습 너무 좋다", "자연스러운 배려심이 참 좋다" 등 호평을 쏟아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 장관의 배려심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주목받았다. 당시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연단에 올라 분주히 질의 준비를 마친 뒤 한 장관을 발언대로 불러냈다. 이에 발언대에 도착한 한 장관은 김 의원이 자신이 도착한 것을 알 수 있도록 "김 의원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나와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김 의원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고 화답했다. 이 장면 역시 유튜브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퍼져나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훈훈하다"는 반응을 받았다.

여야 대표보다 더 많은 카메라를 끌고 다니는 한 장관은 '보수 셀럽'(셀러브리티의 약칭)이 된 지 오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한 장관이 범보수 진영에서 차기 지도자 1위를 하기도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선호하는 차기 지도자를 물어 지난 6월 2일 발표한 결과(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 따르면 한 장관은 11%의 응답률을 기록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22%)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장관이 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9%), 오세훈 서울시장(7%) 순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 사진=뉴스1
이에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수도권 승리가 절실한 여당이 한 장관을 '히든카드'로 사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관련 물음에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이 이뤄질 것이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다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나온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22일 YTN 더뉴스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한 장관이 지금 법무부 장관으로서 역할도 굉장히 크다"며 "현재 법무부 장관을 포기하면서까지 총선에 나올지 이런 문제에 대해선 앞으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차 개각이 이제 막 이뤄진 시기에 내각에서 자기 몫을 하고 있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설은 모두에게 부담이자 마이너스"라고 짚었다.

아예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월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 장관이 1차 개각 명단에서 빠진 것은 한 장관 본인이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윤 대통령이 볼 때는 한 장관은 정치인보다는 행정가가 더 맞는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며 "총선에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제가 한 장관이면 행정 쪽에 있겠다"고 주장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