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 뱀처럼 허물벗어야 증식"…지스트 T임파구 연구
사람 몸속의 면역세포도 뱀처럼 허물을 벗어야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9일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생명과학부 전창덕 교수 연구팀이 '면역사령관'인 T임파구가 뱀이나 곤충처럼 '허물벗기(molting)'를 해야만 활성화되고 증식할 수 있으며 허물벗기에 실패하면 죽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허물벗기는 동물이 몸의 일부를 벗겨냄으로써 성장과 재생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껍질을 벗는 곤충과 뱀뿐 아니라 털갈이를 하는 포유류와 조류도 해당하며 허물벗기에 실패한 개체는 수명을 다하게 된다.

연구팀은 T임파구가 활성화되고 증식하는데 허물벗기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최초로 발견했다.

"면역세포 뱀처럼 허물벗어야 증식"…지스트 T임파구 연구
T임파구는 포유류의 면역계에서 외부 침입자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하고 공격하는 일종의 '면역사령관'으로,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어야 적절히 방어할 수 있다.

연구팀은 T임파구의 활성화를 유도한 후 전자현미경을 통해 T임파구의 미세융모가 확장된 다음 끊어져 나가는 방식으로 허물벗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허물을 벗지 못하는 T임파구는 증식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졌다.

전창덕 교수는 "T임파구 활성 초기에 발생하는 수용체의 발현 감소가 학계의 기존 주장과 달리 허물벗기 현상에 의한 것임을 밝혀내 면역학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과학자 연구와 국립암센터 주관 보건복지부의 국가 연구개발프로그램과 지스트의 지원을 받았다.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