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페스티벌에 한국 집중 공연..K컬쳐 위상 높아져"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 에든버러 축제에 대한민국 특집주간이 열릴 만큼 'K컬처'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정길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은 29일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올 여름 영국에서 '2023 코리아 시즌'을 공동 주최한다.

'코리아 시즌'은 특정 국가를 선정해 한해 동안 그 나라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사업이다. 그러다보니, 한국 예술가들에겐 해외 진출 기회가 돌아간다. 올해는 한·영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영국을 대상지로 선정했다.

올해 행사의 핵심은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의 한국 특집 주간 '포커스 온 코리아'다.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은 매년 전세계 40만 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다. 오는 8월 8일부터 17일까지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을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피아니스트 손열음, 노부스 콰르텟, KBS교향악단 등이 무대를 올린다.

고대 그리스 트로이 전쟁 신화에 우리 고유의 판소리를 입힌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을 쓴 배삼식 작가는 "판소리의 아름다움과 힘은 해외 관객에도 통할 것"이라며 "현지 관객들이 사소한 내용이라도 놓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번역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KBS교향악단은 첼리스트 한재민과 협연해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손유리 KBS교향악단 팀장은 "'K 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얼마 전 차이콥스키 음반을 발매하는 등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은 만큼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대등하게 겨룰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무용가 안은미는 9월 바비칸 센터와 맨체스터 라우리 극장에서 '드래곤즈'를 공연한다. 2000년 이후 태어난 무용수들이 출연해 용을 주제로 아시아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뉴미디어 아티스트 이진준은 다음 달 이씨(ESEA) 컨템포러리와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는 전시회를 연다.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받은 김희천은 11월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등지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