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전체에 균열과 침하 현상
시 "설계·감리·시공 모두 부실…소송할 것"
200억원 들인 거제 빗물저류시설, 부실공사로 준공 하세월
경남 거제시가 침수를 막기 위해 2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빗물 저류시설이 부실 공사로 제 기능을 못 해 혈세 낭비 논란이 인다.

거제시는 일운면 지세포리에 짓기로 한 빗물 저류시설 공사가 지난해부터 중단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저류시설은 2012년과 2017년 태풍과 집중 호우 때 이 일대가 침수된 이후 이를 막고자 총공사비 204억원(국비 98억원, 도비 20억원, 시비 86억원)을 들여 추진됐다.

저류 용량 2만5천t 규모다.

지난해 8월 1차 준공을 한 뒤 같은 해 12월 저류시설 상부를 성토하는 작업을 마무리하면 최종 준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 당시 많은 비가 내리며 저류시설 벽체와 기둥 등 시설 거의 전체에서 크고 작은 균열과 침하가 발생했다.

공사는 곧바로 중단됐고 지금까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 작업을 맡은 설계사와 시공사, 감리사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시가 대한토목협회에 구조 진단을 의뢰한 결과 설계와 시공 모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왔다.

시는 소송을 통해 설계와 시공, 감리사에 이번 부실 공사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재판부 현장 검증 등에 대비해 현장 존치가 필요하다 보니 당장 보수, 보강 공사도 못 하는 실정이다.

올해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200억원을 들인 저류시설은 가동은커녕 준공조차 기약이 없는 상태다.

국민의힘 양태석 시의원은 "주민들은 올여름을 어떻게 날지 또 걱정"이라며 "앞으로 소송을 하면 공사 기간은 더 늘어나고 더 많은 돈이 투입된다.

혈세 수백억이 투입된 사업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집행된 것은 시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소송을 통해 하자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며 만약 또 다른 침수 피해가 생긴다면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