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재판서 공개…조력자들 "공소사실 모두 인정"
'황제도피' 배상윤 내연녀 생활비까지 내준 KH 임직원
4천억원대 배임 의혹 등으로 수배 중인 배상윤(57) KH그룹 회장이 임직원을 통해 수십억원의 도박 자금뿐만 아니라 내연녀의 억대 생활비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장수진 판사 심리로 열린 KH그룹 총괄부회장 우모씨와 수행팀장 이모씨의 첫 공판에서 이같은 공소사실을 공개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배 회장에게 검찰의 추적 등 수사 상황을 알리고, KH그룹 재무부사장 등 피의자에 대한 조사 내용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억원이 넘는 도피자금도 보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아울러 배 회장이 해외에서 이동할 수 있도록 12회에 걸쳐 항공권을 발권해 주고, 필리핀·싱가포르·베트남 도박자금 수십억원과 차명 휴대전화 등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 회장 가족뿐만 아니라 내연녀의 생활비 1억원가량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씨와 이씨는 태국 등 동남아 일대에서 체류 중인 배 회장의 '황제 도피'를 조직적으로 도운 혐의(범인도피)로 이달 13일 구속기소됐다.

현지 호화 리조트, 골프장, 카지노 등을 드나드는 배 회장에게 그룹 소속 수행원을 보내 수발을 들게 하고 도박자금을 전달한 혐의(상습도박방조)도 함께 받는다.

이들은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혐의를 모두 시인함에 따라 재판부는 7월10일 열리는 2차 공판에서 심리를 종결하기로 했다.

이날 피고인 신문을 거쳐 검찰이 형량을 구형하는 결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배 회장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을 마련하고자 계열사에 4천억원대 손해를 끼치고, 650억원대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횡령한 혐의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그는 사업상 이유로 출국한 뒤 수사가 시작되자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배 회장의 체포영장을 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린 상태다.

외교부도 배 회장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