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호주머니를 털어"…CGV 주주들 '분노'
CJ CGV가 기존 발행주식 수보다 많은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 CGV의 자본확충은 5천7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와 4천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먼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CJ CGV는 발행가 7천630원에 신주 7천470만주를 새로 발행한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 공모한다.

CJ CGV 주주들은 최대주주 CJ가 지분율 48.5%만큼 신주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CJ는 배정된 2천764억원 규모 신주 물량 가운데 600억원어치만 사들이고, 나머지 실권주는 공모 청약으로 넘어가게 된다.

CJ CGV의 유상증자에 지분율만큼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CJ의 지분율은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5천7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별도로 진행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CJ CGV는 연내 CJ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CJ는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을 현물 출자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에 대한 회계법인의 평가액은 약 4천500억원이며 현물 출자 가액은 법원 인가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CJ CGV는 단순히 재무 구조 악화에 따른 자금 수혈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유상증자 결정 공시에 따르면 5천700억원 가운데 3천800억원이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된다. 신사업에 투자하는 시설자금은 1천억원에 불과하다.

CJ CGV 종목토론방에서는 주주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한 주주는 "결국 개미 호주머니를 털어 빚을 갚겠다는 것"이라며 "최대주주는 빠지고 경영 실패의 책임을 일반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CJ의 현금 동원 여력이 없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있다.

3월 말 별도 기준 CJ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19억원,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유동자산은 1천357억원에 불과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와 CJ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각각 31.38%, 8.07% 하락했다. 지난 23일 CJ CGV 종가는 9천950원까지 하락하며 15년 전인 2018년 10∼11월 당시 주가 수준으로 돌아갔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