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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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자 교육
A기업 인재육성 담당자로부터 팀장과 임원 대상의 ‘평가자 교육’ 강의 요청을 받았다.
6월이기 때문에 평가자 대상으로 중간 점검을 하고, 하반기 어렵다고 하는데 목표 조정이 목적이라고 한다. 담당자와 일시 및 장소를 정하고, 회사의 평가 제도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4가지 큰 특징이 있었다. 첫째, 개인 목표 수립이 3월에 마무리 된다. 사원 승진이 2월에 이루어지다 보니 사원 승진과 이동이 끝난 다음 개인 목표 수립을 해왔다고 한다.
둘째, 역량 평가에 대한 목표가 없다. 셋째, 분기 단위로 팀장에게 팀원과 1:1 면담을 하라고 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라고 한다. 넷째, 개인 평가는 철저한 상대 평가이며 인사팀에서 주관하지만, 조직 평가는 전략팀에서 주관하여 조직 평가와 개인 평가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평가는 1, 2차 평가자가 실시하며, 상대평가 등급은 5단계이며, 가중치는 10, 20, 40, 20, 10%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강의가 시작되었다. 참석자들은 공히 “다들 열심히 했는데, 누구는 좋은 등급, 누구는 낮은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평가를 하는데 하라는 것은 많고 불만이 쌓이어 가는데 왜 하느냐는 평가무용론을 주장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대부분은 어쩔 수 없이 보상과 승진을 하려면 평가가 있어야 하지만, 불편하다고 한다.
반대로, 팀장의 경우, 년말 평가 최종 면담에 팀원들에게 “감사합니다”, “올해 많이 배웠습니다”, “내년에도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을 들어야하지 않느냐 물었다.
그렇게 말하는 팀원은 없다는 것이 전체적인 분위기였다. 성과를 창출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육성을 하는 성과관리가 필요한 것은 알지만, 왜 실패하는가? 어떻게 하면 회사와 구성원에게 의미 있는 성과관리를 정착시킬 수 있을까?

성과 관리가 실패하는 이유
성과관리는 크게 목표의 설정과 조정, 점검과 피드백 면담을 통한 과정 관리, 기록에 의한 평가로 이루어진다. 성과관리의 실패는 프로세스 상의 실패, 제도의 실패, 사람의 실패로 구분할 수 있다.

1. 프로세스 상의 실패
① 목표의 설정과 조정
- 목표가 구체적이지 않아 불분명하다
- 도전적이지 않고 대충 하면 될 정도로 쉬운 목표를 설정한다.
- 기간 내 끝낼 수 없거나, 왜 이 시기에 해야 하는지 모를 정도의 의미가 적은 목표
- 실행 과제가 아닌 지표 중심의 목표
- 측정 가능하지 않고 마감도 없는 목표
- 환경이 급변하여 목표를 수정해야만 하는데, 조정이 되지 않는 목표
- 목표는 세웠으나 관심을 두지 않아 잃어버린 목표
② 점검과 피드백 면담을 통한 과정 관리
- 목표에 대한 점검이나 피드백이 없어 부적절, 불충분한 면담
- 목표와 무관하게 현재 하고 있는 일 중심의 ‘주간 업무 실적과 계획’의 점검
- 최소한 월별 업적과 역량에 대한 정리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의 과정 관리
- 면담의 원칙도 없이 훈계 또는 서류 점검 수준의 진행
- 누가 무슨 일을 어떻게 했는가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일 추진
③ 기록에 의한 평가
- 기록이 없이 머리 속에 있는 기억 만으로 평가
- 성과, 역량 보다는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

2. 제도의 실패
제도의 실패는 회사의 사업 특성, 임직원의 의식과 성숙도,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나 원칙과 맞지 않는 평가제도를 도입하여 일방적이고 예외 없이 추진하는 경우이다. 기업들이 도입한다고, 절대 평가를 무분별하게 도입하여 평가를 무의미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회사는 적자인데, 구성원의 평가 결과는 전원 보통 이상(B등급)인 경우이다.
이러면 보통의 성과를 낸 구성원이 가장 낮은 수준의 일 못하는 직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조직장은 낮은 등급을 부여하는 것을 싫어한다. 제도가 이를 묵인하여 항상 관대화 현상이 존재한다. 사실상 평가 왜 하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제도가 조직과 구성원의 육성과 성과 창출을 이끌도록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3. 사람의 실패
성과관리의 핵심은 조직장이다. 조직장이 구성원의 목표를 수립하여 부여하고 협의해 확정해야 한다. 사업계획이 끝나면 곧 바로 개인 목표 수립을 해야 한다. 확정된 목표에 대한 실행 과정과 달성율을 최소 월 단위로 확인하여 초과 달성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업적만 중요한 것이 아닌 조직과 구성원의 역량을 향상시켜야 한다. 육성 목표를 정해 업적과 마찬가지로 점검하고 피드백해줘야 한다. 업적과 역량의 결과물을 모두 기록 관리하고, 구성원을 월 1회 모아 ‘성과 토론회’ 와 같은 발표와 상호 피드백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도 자신의 업적과 역량 목표와 결과를 정리해 상사에게 보고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성과관리의 목적이 역량 향상과 성과 창출이라면 이 목적에 부합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성과관리와 수행하는 일이 따로따로 되면 곤란하다.
결국 일이란 새로운 가치 즉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조직 내 깊게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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