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호 칼럼] 성과관리 시스템의 공정성과 수용성을 높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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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지난 1월 30일 한국노동연구원은 사업체패널조사를 활용하여 『성과관리 시스템 공정성 현황과 과제』에서 인사평가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비율이 2015년 4.1퍼센트에서 2019년 9.3퍼센트 수준으로 4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률이 높다는 것은 성과평가 결과가 부당하다는 인식이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대체로 규모가 큰 사업체일수록, 비제조업, 유노조, 공공부문에서 인사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가중된 원인 중 하나는 개인별 성과 평가항목 중 정성적 지표의 비율이 40퍼센트를 상회하여 평가기준의 모호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성적 지표의 항목이 갈수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는 평가자의 편향성에 영향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를 수행한 송민수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무엇보다 성과관리 시스템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불완전한 시스템에 따른 의사결정이 조직 내 다양한 공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관리(MBO) 방식을 활용하는 사업체는 2015년 20.3%, 2017년 30.3%, 2019년 32.8% 수준으로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성과관리 방식을 활용하는 기업체 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불완전한 성과관리 시스템에 따른 공정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는데 방법은 없을까?
전통적 성과관리 방식은 매년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조직의 비전과 사업부 목표를 단위조직과 개인에게 연계해 개인별 KPI를 설정하지만 비전과의 연계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 Top-down 방식으로 만들어진 개인별 KPI는 비전과 전략 목적에 맞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지표가 아닌 현업 위주와 단기성 위주의 지표로만 도출된다. 그도 그럴 것이 ‘KPI 중심의 성과관리’는 비전부터 전략, 전략 목적, 핵심 성공 요인, 핵심 성과 지표, 이니셔티브까지 알아야 하고 고려해야 할 단계가 너무 많다 보니 하위단계로 내려갈수록 비전의 중요성은 서서히 희석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무엇보다 비전과 KPI의 연계성이 낮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가장 아래 단계인 KPI를 기준으로 개인별 실적을 평가·보상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경영자와 구성원 간의 비전 갭이 생기게 되고, 아무리 많은 보상을 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VPI 역할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VPI 역할주의’는 기존의 정성지표의 한계를 극복한다. 비전에 따른 전략 목적과 개인별 역할만 구체적으로 정리되면 된다. 개인별 부여되는 ‘역할 기술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과업 외에도 직원이 수행해야 할 비직무적 역할도 포함된다. 직무 기술서에 비해 책임이라는 한가지 층을 더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의 직무와 팀의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도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의견을 통합하고 의견 일치를 추구하는 능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 와중에 상사와의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모두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억지로 숫자로 표현하게 되면 목표나 본질의 왜곡이 나타나게 된다. 역량 기술서는 형식적인 KPI와 같은 정량적 수치를 의무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며, 정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되 핵심 행동 지표(KBI)로 표기된다.
‘VPI 역할주의’의 가장 핵심은 평가지표가 KPI가 아니라 VPI(Vision Performance Indicator)라는 점이다. 모든 구성원은 VPI 하나로만 평가받는다. 비전의 달성과 개인의 실적보다 조직의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VPI 역할주의’는 매년 전 직원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모호한 KPI를 도출할 필요가 없다. 전사에 공표된 비전을 공유하는 즉시 그것이 직원들의 KPI가 되는 것이다.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VPI 하에서는 개인 역할과 비전과의 연계성이 자동적으로 실현되며, 구성원 간 협업을 강화한다. ‘VPI 역할주의’는 조직 전체의 성과가 개인의 평가와 보상에 반영되기 때문에 옆의 동료와 부서를 적이 아닌 동지로 간주되어 불공정성을 해결한다.
불공정성 이슈를 극복하고 조직의 비전 달성의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성과관리의 대안 ‘VPI 역할주의’를 도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가중된 원인 중 하나는 개인별 성과 평가항목 중 정성적 지표의 비율이 40퍼센트를 상회하여 평가기준의 모호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정성적 지표의 항목이 갈수록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는 평가자의 편향성에 영향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연구를 수행한 송민수 한국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무엇보다 성과관리 시스템 자체가 완벽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불완전한 시스템에 따른 의사결정이 조직 내 다양한 공정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명확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관리(MBO) 방식을 활용하는 사업체는 2015년 20.3%, 2017년 30.3%, 2019년 32.8% 수준으로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성과관리 방식을 활용하는 기업체 수는 늘어나는데 비해 불완전한 성과관리 시스템에 따른 공정성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고 있는데 방법은 없을까?
전통적 성과관리 방식은 매년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조직의 비전과 사업부 목표를 단위조직과 개인에게 연계해 개인별 KPI를 설정하지만 비전과의 연계성이 매우 낮게 나타난다. Top-down 방식으로 만들어진 개인별 KPI는 비전과 전략 목적에 맞춘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지표가 아닌 현업 위주와 단기성 위주의 지표로만 도출된다. 그도 그럴 것이 ‘KPI 중심의 성과관리’는 비전부터 전략, 전략 목적, 핵심 성공 요인, 핵심 성과 지표, 이니셔티브까지 알아야 하고 고려해야 할 단계가 너무 많다 보니 하위단계로 내려갈수록 비전의 중요성은 서서히 희석되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 무엇보다 비전과 KPI의 연계성이 낮은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가장 아래 단계인 KPI를 기준으로 개인별 실적을 평가·보상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경영자와 구성원 간의 비전 갭이 생기게 되고, 아무리 많은 보상을 해도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여 ‘VPI 역할주의’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VPI 역할주의’는 기존의 정성지표의 한계를 극복한다. 비전에 따른 전략 목적과 개인별 역할만 구체적으로 정리되면 된다. 개인별 부여되는 ‘역할 기술서’는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인 과업 외에도 직원이 수행해야 할 비직무적 역할도 포함된다. 직무 기술서에 비해 책임이라는 한가지 층을 더 포함하고 있으며, 개인의 직무와 팀의 수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도 포함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의견을 통합하고 의견 일치를 추구하는 능력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 와중에 상사와의 피드백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모두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모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억지로 숫자로 표현하게 되면 목표나 본질의 왜곡이 나타나게 된다. 역량 기술서는 형식적인 KPI와 같은 정량적 수치를 의무적으로 만들지 않아도 되며, 정성적인 내용을 포함하되 핵심 행동 지표(KBI)로 표기된다.
‘VPI 역할주의’의 가장 핵심은 평가지표가 KPI가 아니라 VPI(Vision Performance Indicator)라는 점이다. 모든 구성원은 VPI 하나로만 평가받는다. 비전의 달성과 개인의 실적보다 조직의 실적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VPI 역할주의’는 매년 전 직원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모호한 KPI를 도출할 필요가 없다. 전사에 공표된 비전을 공유하는 즉시 그것이 직원들의 KPI가 되는 것이다.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게 부여된 VPI 하에서는 개인 역할과 비전과의 연계성이 자동적으로 실현되며, 구성원 간 협업을 강화한다. ‘VPI 역할주의’는 조직 전체의 성과가 개인의 평가와 보상에 반영되기 때문에 옆의 동료와 부서를 적이 아닌 동지로 간주되어 불공정성을 해결한다.
불공정성 이슈를 극복하고 조직의 비전 달성의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성과관리의 대안 ‘VPI 역할주의’를 도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경닷컴 The Lifeist>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경영평론가(ijeong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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