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투항 요구 직후 프리고진 "푸틴이 착각, 우리는 애국자"
푸틴 "반역에 강경대응" 경고에도…프리고진 "아무도 투항 안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심복이었던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반란 이후 설전을 벌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반역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으나, 프리고진은 푸틴이 착각하고 있다면서 투항 요구를 일축했다.

2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리는 등에 칼이 꽂히는 상황을 목격하고 있다.

반역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다.

반역 가담자는 처벌될 것"이라며 "군을 상대로 무기를 든 모든 이들은 반역자다.

러시아군은 반역을 모의한 이들을 무력화하도록 필요한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주도한 프리고진을 겨냥해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과도한 야망과 사욕이 반역이자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반으로 이어졌다"며 "조국과 국민이야말로 바그너 그룹의 군인들과 지휘관들이 우리 군과 나란히 싸우고 죽어간 목표"라고 지적했다.

이어 "솔레다르와 아르툐몹스크(우크라이나명 바흐무트), 돈바스의 도시와 마을을 해방한 영웅들은 러시아 세계의 단결을 위해 싸우고 목숨을 바쳤다"며 "이들의 이름과 영광이 반란을 꾀하고 국가를 무정부상태와 동족상잔, 패배, 궁극적으로 항복으로 몰아가려는 이들에 의해 배신당했다"고 비난했다.

한편으로 바그너 그룹 내부를 향해 이번 사태 가담을 중단하고 투항할 것을 종용했다.

푸틴 대통령은 "속임수나 위협으로 인해 범죄적 모험에 휘말리고 무장반란이라는 중대 범죄의 길로 내몰린 이들에게도 호소한다"며 "이 범죄에 휘말린 이들은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옳은 선택을 내려 범죄 행위 가담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연설 직후 프리고진은 푸틴이 착각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투항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이 반역과 관련해서 깊이 착각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반역자가 아니라 애국자"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는 싸워왔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며 "아무도 대통령이나 연방보안국(FSB) 등 비슷한 어떤 이들의 요구에 따라 투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 당국이 과거 바그너 그룹이 전투를 벌였던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금을 횡령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도 탄약 공급을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국이 더 이상 부패와 거짓말, 관료주의와 함께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군이 자신들을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를 벗어나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로 진입해 군 시설을 장악했다.

프리고진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군 수뇌부 처벌을 요구하는 한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스크바로 진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바그너 그룹은 로스토프나노두에 이어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00㎞ 거리에 있는 보로네시 군 시설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프리고진에 대해 체포령을 내리는 한편 모스크바와 보로네즈 지역에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