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8곳·사립 7곳 선정에 "환영" vs 탈락 대학들 "충격·허탈"
"정치권 입김 작용한 것 아니냐" 선정 과정 공정성에 의문 제기도
글로컬 대학 예비선정에 '희비'…대전·대구 등 탈락지역 반발
교육부가 20일 향후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결과를 발표하자 선정된 대학과 탈락한 대학 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이날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대학으로 국공립 8곳(공동 신청 대학 포함 12곳), 사립 7곳 등 모두 15개 대학을 발표했다.

강원(강원대·강릉원주대, 한림대, 연세대 미래 캠퍼스(분교))과 경북(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과대(포스텍), 한동대)에서는 3곳씩 선정됐다.

부산대, 경상국립대, 전남대, 전북대, 충북대 등 국가거점 국립대와 울산대, 순천대 등의 국립대도 단독이나 공동 신청을 통해 예비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글로컬 예비 지정 대학에 선정된 대학들은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오는 10월 최종 선정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대전, 대구 등 선정 대학이 한 곳도 없는 지역들은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이다.

3곳이 선정된 강원지역 대학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헌영 강원대 총장은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은 '1도 1국립대'라는 선도적인 혁신모델을 완성하고, 춘천과 원주, 강릉, 삼척 등 4개 캠퍼스별 특성화를 통해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라는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실현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대학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철저히 준비해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명중 연세대 미래캠퍼스 부총장도 "데이터 중심 '연세 의료-AI 산학 융합지구'의 구축을 통해 지역 첨단산업을 선도하겠다"며 "전공 간 벽을 허무는 소단위 모듈화 기반의 오픈 커리큘럼으로 지역 맞춤형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지역발전의 허브로 발돋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에 있는 포항공대는 예선 통과에 기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최종 글로컬대학에 선정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동대도 이번 예비 선정 결과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최종 선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혁재 안동대 기획처장은 "지금까지 해 온 것이 어느 정도 성과를 봐서 기쁘지만, 아직 본선이 남은 만큼 열심히 준비한 것이 최종 실현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대는 교수와 학생, 직원으로 구성된 '글로컬 대학 혁신 전담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부산시 등 지자체와 협의, 학내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구체적인 혁신안을 만들 계획이다.

경상국립대와 인제대, 울산대, 전남대, 순천대, 전북대, 충북대 등도 지역 상생 모델을 만들며 최종 선정을 위해 혁신안을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글로컬 대학 예비선정에 '희비'…대전·대구 등 탈락지역 반발
반면에 단 한 곳의 대학도 선정되지 못한 대전과 대구, 세종, 제주 지역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대전의 경우 통합을 전제로 공동 신청서를 제출한 충남대·한밭대, 지역 사립대 최초로 통합에 나선 목원대·배재대, 공동 단과대 설립으로 지역 밀착산업을 부각한 한남대·대전대가 모두 고배를 마셨다.

충남대 관계자는 "교육부에서는 두 대학이 통합 의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수년간 통합을 추진해온 우리 대학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대전의 한 대학 관계자는 "선정 기준이 불명확하다.

애초에 몇장짜리 계획서로 어떻게 모든 혁신을 판단하느냐"며 "이번에 선정된 대학들의 혁신계획은 대전지역 학교들의 전략과 큰 차이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전지역 홀대에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덧붙였다.

지자체로 대학지원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 골자인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에 대전시가 탈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구지역 대학들은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구의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대학은 서면 평가만 했고, 일부 대학은 서면 평가와 면접 평가를 함께 하는 등 심사 과정에서 납득하지 못할 일이 있었다"며 "선정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선정된 경북권 대학 중에는 신입생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있는데, 이런 대학이 선정된 과정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컬 대학 선정이 내년에도 있는 만큼, 탈락한 대학들이 이번 선정 과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탈락 대학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강태현 김용태 변우열 손대성 오수희 이강일 이주형 정종호 형민우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