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유하고 면접 대비까지…"동아리 만족도 높아요"
학교 주관 취업 프로그램도 인기…대학 측 '깐깐하게 선발'
코로나 후 대학가 취·창업 동아리 후끈…학생들 "뭉치자"
"동아리를 통해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필기시험과 면접 대비까지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죠."
경상국립대학교의 한 취업 동아리에서 참여하고 있는 한도의(25) 씨는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나자 경남 지역 대학생들이 교내 취·창업 동아리에 몰리고 있다.

한씨가 속한 동아리는 코로나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이후인 최근 부원 모집에서 경쟁률 4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동아리는 부원 16명이 주 2회씩 모여 취업 정보를 공유하고 입사 시험을 함께 준비한다.

한씨는 "때때로 공모전 준비와 면접 코칭, 선배 멘토링도 진행하는 등 부원들의 동아리 참여율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학교 다른 취업 동아리에서 약 2년 동안 활동한 이 모(27) 씨 역시 "최근 들어 학생들의 동아리 지원과 참여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한다"고 말했다.

취업 동아리를 지원하는 경상국립대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올해 동아리 2개가 추가돼 현재 취업 동아리만 총 9개가 운영되고 있고 172명의 인원이 활동 중이다"라고 밝혔다.

코로나 후 대학가 취·창업 동아리 후끈…학생들 "뭉치자"
도내 다른 학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경남대학교 링크사업단에서는 지난 3월 창업 동아리를 꾸릴 학생 14개 팀을 선발했는데 총 28개 팀이 지원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동아리 활동을 한 학생들이 대기업 등으로 취업하는 사례가 꽤 있어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면학 분위기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환경을 보낸 지역 대학생들이 취업난을 타개해보자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대학생 김 모(23) 씨는 "코로나로 수업 환경도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채로 있다가 어느새 4학년이 됐다"면서 "지역에선 당장 취업 준비도 힘들고,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으니 이런 동아리에 눈을 돌리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5만1천명 늘었고, 고용률은 역대 최고인 63.5%를 기록했다.

그러나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9만9천명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 나갔고, 올해 1분기 경남 청년고용률은 39%로 17개 시도 가운데 4번째로 낮았다.

코로나 후 대학가 취·창업 동아리 후끈…학생들 "뭉치자"
이런 상황에서 대학 측도 적극 지원하고 나서는 분위기다.

창원대학교는 학년별 평균 약 80명 정원으로 '프런티어 클럽'이라는 이름의 취업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측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관리와 장학 혜택을 제공하는데 수료자들이 취업에 성공했다는 입소문이 나며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4학년 학생 60명 중 1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창원대 관계자는 "(많은) 지원자를 다 받을 수 없어 깐깐한 기준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우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취업시장에서 요구되는 스펙이 점점 높아져 혼자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지역대학 측에서도 학생들이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해 인원이 더욱 몰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