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미·중 관계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수준으로 복원됐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3차 정상회담 가능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시 주석과 면담했다. 양국 모두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은 양국 정상회담에 관해 논의했을 것으로 외교가에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두 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2021년 11월에는 화상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제3국인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다. 이번에 미국에서 만난다면 화상-제3국-미국 순으로 거리가 가까워지는 셈이다.

지난해 발리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의 대화는 사실상 중단됐다.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 이후 미·중 관계는 “수교 이후 최저점”(친강 중국 외교부 장관)으로 치달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외교장관 회담 직전인 17일 “나는 중국 지도부가 (풍선과 관련해) 어떤 일이 진행됐는지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향해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중국 외교라인 2인자인 친강 외교부 장관을 만난 데 이어 이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동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블링컨 장관에게 대중국 제재와 첨단 반도체 분야 등에서 중국 봉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양국 정상이 만나 합의한 대로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책임 있게 관리하면서 양측이 이익을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