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정말 최고의 복지 아닌가요?"…MZ 직장인 '엄지척'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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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회식 저녁→점심으로 변화
직장인 100명 중 80명 "점심 회식 선호"
직장인 100명 중 80명 "점심 회식 선호"
"저희 대표님은 다 좋지만, 최고인 건 점심에 회식하는 거예요. 한 달에 두어 번 점심을 사주시고, 저녁 시간에는 단 한 번도 회식을 한 적이 없습니다."
IT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는 A 씨는 "정말 최고의 복지 아니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 문화가 간소화하면서 A 씨처럼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일부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회식 문화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점심과 저녁 회식 중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16일 기준 총 1707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점심 회식을 선택한 이들이 1358명으로 무려 79.6%에 달했다. 저녁 회식은 214명으로 12.5%에 그쳤다. '회식을 아예 하지 않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응답도 136명(8.0%) 있었다.
지역단위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B 씨는 "워낙 보수적인 조직이라서 회식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다 같이 점심을 먹는 걸로 회식을 대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지점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일부 계시지만, 대체로 속으로는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인 C 씨는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때 아예 회식을 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식이란 개념이 옅어진 것 같다"며 "또 회식을 강요하면 '꼰대'라는 분위기도 생겨 일부러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해 지난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데 응답자의 79.2%가 동의했다. 회식을 하더라도 예전보다 일찍 끝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는 데 76.2%가 동의했고, A 씨와 같이 저녁보다는 점심을 먹는 형태로 변화했다는 데 57.5%가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식 참여에 대한 스트레스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식을 불참했을 때 눈치를 보는 경우가 덜해졌다는 평가가 63.9%(이하 동의율)에 달했다. 하지만 회식의 빈도가 낮아져 아쉬워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응답은 50대 고연령층(60%)과 고위 관리직급(60.5%)에 쏠려 있어 직장인 전체에게서 아쉬움이 포착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향후 회식의 빈도는 줄어들고 술자리보다 식사 위주의 문화로 변화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직장 내 회식이 여전히 중요하고(54.2%)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54.1%)라고 평가하는 만큼 회식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드물었다. 그보다는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의 회식(53.5%)과 사내의 다른 동기, 친구와의 모임(46.4%) 등 회식 문화가 여러 형태로 변화할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직장 내 회식을 업무 시간의 연장으로 느끼거나(48.6%) 늦게 끝나는 것(38.2%)을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상사가 원해서 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고(67.3%) 회식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상사의 몫(66.8%)이라고 평가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회식을 하는 와중에도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직급이 없거나 낮을수록 불참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70.6%) MZ세대들 사이에선 여전히 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사가 참여하지 않는 회식이라면 부담감 없이 참석하겠다는 응답이 절반(50.4%)에 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0.7%)은 회식 참여는 자율이지만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응답할 만큼 암묵적으로 회식 참여 분위기가 강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IT 스타트업에 근무하고 있는 A 씨는 "정말 최고의 복지 아니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회식 문화가 간소화하면서 A 씨처럼 '점심 회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다. 일부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는 여전히 회식 문화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점심과 저녁 회식 중 무엇을 선호하는지를 묻는 자체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16일 기준 총 1707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점심 회식을 선택한 이들이 1358명으로 무려 79.6%에 달했다. 저녁 회식은 214명으로 12.5%에 그쳤다. '회식을 아예 하지 않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응답도 136명(8.0%) 있었다.
지역단위 금융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B 씨는 "워낙 보수적인 조직이라서 회식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다 같이 점심을 먹는 걸로 회식을 대체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지점장이 바뀌지 않는 이상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일부 계시지만, 대체로 속으로는 만족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교육행정직 공무원인 C 씨는 "코로나19가 한창 심할 때 아예 회식을 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회식이란 개념이 옅어진 것 같다"며 "또 회식을 강요하면 '꼰대'라는 분위기도 생겨 일부러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회식 문화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해 지난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커졌다는 데 응답자의 79.2%가 동의했다. 회식을 하더라도 예전보다 일찍 끝나는 게 자연스러워졌다는 데 76.2%가 동의했고, A 씨와 같이 저녁보다는 점심을 먹는 형태로 변화했다는 데 57.5%가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회식 참여에 대한 스트레스는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식을 불참했을 때 눈치를 보는 경우가 덜해졌다는 평가가 63.9%(이하 동의율)에 달했다. 하지만 회식의 빈도가 낮아져 아쉬워하는 직장인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런 응답은 50대 고연령층(60%)과 고위 관리직급(60.5%)에 쏠려 있어 직장인 전체에게서 아쉬움이 포착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향후 회식의 빈도는 줄어들고 술자리보다 식사 위주의 문화로 변화할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직장 내 회식이 여전히 중요하고(54.2%)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54.1%)라고 평가하는 만큼 회식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은 드물었다. 그보다는 소규모로 모이는 형태의 회식(53.5%)과 사내의 다른 동기, 친구와의 모임(46.4%) 등 회식 문화가 여러 형태로 변화할 것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경우가 많았다.
반면 직장 내 회식을 업무 시간의 연장으로 느끼거나(48.6%) 늦게 끝나는 것(38.2%)을 부담스러워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상사가 원해서 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고(67.3%) 회식 분위기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상사의 몫(66.8%)이라고 평가했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회식을 하는 와중에도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보거나 감정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직급이 없거나 낮을수록 불참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아(70.6%) MZ세대들 사이에선 여전히 회식 불참 의사를 밝히는 것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상사가 참여하지 않는 회식이라면 부담감 없이 참석하겠다는 응답이 절반(50.4%)에 달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0.7%)은 회식 참여는 자율이지만 참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응답할 만큼 암묵적으로 회식 참여 분위기가 강요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