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파업 140건, 7년 만에 최다"…"재학생 신분, 취업 용이"

올해 중국에서 경기 부진으로 폐업하거나 임금을 삭감하는 업체가 늘면서 노동 분쟁이 급증했고, 취업난을 겪는 대학생들은 졸업을 미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中 경기 부진 속 노동분쟁 급증…취업난에 대학생들 졸업 미뤄
대만 중앙통신사는 15일 홍콩의 비영리 노동단체인 '중국노동통신(CLB)'을 인용, 올해 중국 전역에서 140건 이상의 파업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CLB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시위 사례들을 토대로 집계한 통계"라며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은 파업 건수"라고 밝혔다.

파업은 중국의 제조업 기지인 광둥과 창장(長江·양쯔강) 삼각주 지역에서 많이 발생했으며, 의류와 신발, 인쇄회로기판 등 업종의 생산 현장에서 주로 일어났다.

지난달 선전의 한 스포츠 의류 공장에서 해고된 수십 명의 여성들이 시위를 벌이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다.

같은 달 선전의 한 케이블 생산 공장의 노동자들이 회사 옥상에 올라가 체불 임금 해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영상도 인터넷에서 확산했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생산 현장 인력을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회사 경영이 악화하면 임금을 삭감당하거나 해고당하는 처지에 놓인다.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은 2천835억달러(약 363조3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

중국의 월간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3개월 만이다.

수출 감소와 더불어 방역 완화 이후에도 내수가 부진한 탓에 동부 연안과 광둥 등에 밀집한 제조업체들은 올해 들어 노동자 임금 삭감, 기존 인력 감축 및 신규 채용 축소 등 절감 경영을 해왔다.

中 경기 부진 속 노동분쟁 급증…취업난에 대학생들 졸업 미뤄
대학가에서는 취업난 심화에 따라 졸업을 미루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북경청년보가 보도했다.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일자리를 찾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대학생과 석사과정 대학원생들은 일부러 졸업 학점을 채우지 않거나 졸업 논문 제출을 미루고, 졸업 시험에서 낮은 점수를 받기도 한다.

중국청년보는 "최근 인터뷰한 대학생 가운데 70%가 '주변에 졸업을 늦춘 학우가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8%로, 전달보다 0.4%포인트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국이 최근 잇단 고용 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지난 4월 실업 청년이나 졸업한 지 2년 미만인 미취업 대졸자를 1년 이상 고용하는 기업에 고용 보조금을 지원하는 취업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달에는 딩쉐샹 부총리가 직접 청년 취업·창업 대책 화상회의를 주재, 청년 고용 안정 대책 추진을 지시하며 관영 기관과 국영 기업 신규 채용 확대, 민간 기업 고용 보조금 지원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