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매각 성공' 재미교포 창업가…"챗GPT 보다 더 유망한 투자처는 이것" [긱스플러스]
[이인식 버텍스벤처스 미국 대표 첫 언론 인터뷰]
20대에 '키바소프트' '옵스웨어' 창업해 2조원 매각 성공
벤처투자가 변신
극초기 데이터솔루션 스타트업 투자
"생성AI보다 더 가치 있는 투자처는 기업에 더 빠르고 더 나은 경쟁 돕는 솔루션"
20대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기업을 2조원에 매각한 재미교포 창업가가 벤처투자자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바로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인데요. 9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그는 영어 이름 대신 한국명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이달 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넥스트라이즈 2023'에서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와 대담자로 나서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위한 조언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첫 언론 인터뷰에 나선 이인식 대표를 한경 긱스(Geeks)가 직접 만나 투자 혹한기를 겪고 있는 벤처 시장과 스타트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물어봤습니다.

연쇄 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재미 교포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첫 언론 인터뷰에서 벤처투자 시장 전망에 대해 "압박은 좀 있겠지만 올 4분기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다"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효율적인 성장이 중요한 때"라고 그는 강조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호황기 때 잘 나가던 기업용(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도 고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비용을 줄이고 있는 마케팅, 인적자원관리(HR), 영업 기술 분야 스타트업은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런데도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주고 비용을 절감해주는 스타트업은 여전히 잘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불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챗 GPT' 열풍에 대해선 "크립토(암호화폐)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환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 공유를 손쉽게 만든 유튜브처럼 세상이 열광하는 기술은 항상 있었다"며 "생성 AI 기술이 창조적인 영역과 자동화 분야에는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겠지만 전체 산업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UC) 버클리 전자 및 컴퓨터공학부(EECS)를 졸업한 그는 24세였던 1995년 키바소프트웨어를 공동 창업해 2년 만에 1억8000만달러(약 2300억원)를 받고 넷스케이프에 팔았다. 1999년 공동 설립한 라우드클라우드(현 옵스웨어)는 2007년 휴렛 팩커드(HP)에 16억달러(약 2조432억원)에 매각했다.

30년 가까이 인터넷 솔루션 기술에 천착해온 그는 투자 유망 분야를 가르는 기준으로 데이터를 삼고 있다. 그는 "과거 인터넷 출범 초기 미디어, 통신, 전자상거래가 수혜를 입었다면 20년이 지난 오늘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제조업 공급망, 헬스케어, 모빌리티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사보다 더 빠르고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판다면 기업들은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데이터 처리 솔루션 스타트업을 유망 투자 분야로 꼽았다.

연쇄 창업가였던 그는 2015년부터 버텍스홀딩스의 미국 네트워크 펀드인 버텍스벤처스US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주로 극초기 회사에 투자해 사업을 키우고 제품을 스케일업하고 경영진을 채용하는 일을 돕는다. 페이스북·카우치베이스·클라우데라의 초기 투자자이기도 하다. 그는 "창업가가 슈퍼스타라면 벤처투자자는 코치"라며 "자기의 팀이 있다는 게 창업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버텍스홀딩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다. 벤처캐피털(VC) 투자 지주회사로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이스라엘, 동남아·인도에 거점을 두고, 총 6개 펀드에 앵커 출자 및 운영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60억달러로 전 세계 230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전문 인력은 100명이 넘는다.
연쇄 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재미교포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느냐"며 데이터 처리 솔루션 분야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 최혁 기자
연쇄 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재미교포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느냐"며 데이터 처리 솔루션 분야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 최혁 기자
아래는 인터뷰 전문 내용이다.

Q. 지난해 투자 한파가 불어닥친 이후 미국 벤처투자시장은 어떤가요.

A. 전체적으로는 드라이 파우더(미소진 투자금)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좋은 가격에 투자되고 있습니다.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는 살짝 둔화하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주식시장이 벤치마크이기 때문에 성장 자체는 압축(compression)이 일어났죠. 메타·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애플 주가가 상승했지만, 전체 주식 시장은 하락했죠. 특히 클라우드 100지수를 보더라도 기술 기업이 많이 압축됐습니다.

Q. 투자 단계별 상황은 어떤가요.
A. 성장 지상주의는 더 이상 도전 과제가 아닙니다. 지금은 효율적인 성장이 중요한 때입니다. VC들은 기업이 멀티플(주가수익비율) 대비 얼마나 잘 성장하는지를 주의해 보고 있습니다. 시리즈 C와 D 라운드 투자유치가 어려워진 이유죠. 타이거글로벌처럼 후기 단계에 투자하는 펀드나 크로스오버 펀드는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볼 수 있죠. 그러다 보니 구주를 거래하는 세컨더리 시장은 상당히 활성화돼 있습니다.

Q. 경기침체 영향으로 특히 어려운 분야와 그런데도 잘 나가는 분야는 어디인가요.
A. 기업용(B2B) 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호황기 땐 수익의 40배에 달하는 기업평가 가치를 받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쳐주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들이 비용을 삭감하고 있는 마케팅, 인적자원관리(HR), 영업 기술 분야 스타트업은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잘 나가는 기업이 있죠. 기업의 비용을 절감하고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은 여전히 기업가치를 잘 받고 있습니다.

Q. 벤처 시장이 언제쯤 다시 활기를 되찾을까요.
A. 제가 생각하는 도전은, 지금이 2001년이나 2009년과 유사한지 아닌지에요. 어떤 사람들은 좀 더 2001년 닷컴버블 때와 비교합니다. 최근 대량 해고가 있었고 기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무도 장기침체를 걱정하지 않았고, U자 회복이냐, V자 회복이냐를 생각했지만, 금리가 너무 높고 부채가 비싸기 때문에 여전히 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압박은 좀 있겠지만, 그런데도 4분기는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있고요.

Q. 최근 미국 벤처캐피털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A. 과거와 달리 사모펀드(PE)와 바이아웃 회사들이 벤처 시장에 활발히 투자하며 기업의 가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실버레이크, 프란시스코, 비스타, 토마 브라보 같은 곳들이죠. 몇 세대 전만 해도 많은 PE들이 금융 구조조정에 의해 레버리지를 이용하는 식으로 구조화됐지만, 지금 PE들은 기업의 성장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또 과거엔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으로 바로 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좋은 회사에 적절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우리처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에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디지털전환 측면에서 보면, 헬스케어 산업이 최근 성장이 둔화하면서 VC나 PE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더 좋은 투자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Q. 버텍스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버텍스는 아시아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중국에 그리고 한국에 오피스를 두고 투자 및 펀드 운용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쇄 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재미교포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느냐"며 데이터 처리 솔루션 분야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 최혁 기자
연쇄 창업가에서 투자자로 변신한 재미교포 이인식 버텍스벤처스US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에서 "경쟁사보다 더 빠르게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느냐"며 데이터 처리 솔루션 분야를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 최혁 기자
Q.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챗GPT 등장으로 산업 방향성이 불투명한 것 같습니다.
A. 지금의 생성 AI 인기는 크립토(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매우 흥분했을 때와 비슷하다고 봅니다. AI에 흥분하는 이유는 매우 복잡한 기능을 매우 쉽게 보여주는 응용 프로그램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사실 과거에도 세상이 열광하는 기술은 항상 있었습니다. 영상 공유를 아주 쉽게 만들었던 게 유튜브였죠. 수십년간 개발해온 AI가 마침내 그 힘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엔 흥분의 강도가 더 강한 거죠.

Q. 3~4년 후 우리 산업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A. 창조적인 영역(Creative economy)에는 이익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이나 언론의 형태를 바꿀 것입니다. 부정선거와 관련해 소셜미디어 이슈도 있지 않았습니까. AI를 사용해 더 많은 사람이 그것을 믿는다면 엄청난 유익이 있을 겁니다.

Q. 생성 AI가 산업 전체를 변화시키진 않을까요.
A. 글쎄요. 자동화를 개선하는 데 AI가 도움이 되겠죠. AI가 인간이 정보를 더 잘 전달하도록 돕는 수단이긴 하지만, 산업 전체를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Q. AI 때문에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A. 기자들은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AI 도입 전이나 이후에 상관없이 무엇이 좋은 언론인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물론 많은 사람이 AI가 가져올 파괴를 염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학 같은 창조적인 영역은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의 권리와 관련해선 도전이 생길 것입니다.

Q. 인터넷 전문가로서 웹 3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저는 이해하지 못하는 것엔 투자하지 않습니다. 어떤 누구도 웹 3가 무엇인지, 블록체인이나 크립토의 밸류가 무엇인지 설명해준 적이 없어요. 저는 기술적인 문제를 푼다거나, 신뢰 문제를 풀어내는 분야에 투자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많은 사람이 은행을 좋아합니다. 집을 사고팔 때, 누가 그것을 팔고 사는지 알고 싶나요? 그저 지급이 완료되고 소유권이 이전될 때 약간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싶을 겁니다. 대신 은행이 누구로부터 샀는지 은행으로부터 소유권이 이전되었는지를 알고 싶은 거죠. 그게 신뢰할 수 있는 중개인입니다.

Q. 디지털플랫폼 수수료가 높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A. 누군가 앱스토어에서 30% 수수료를 내기 싫다고 한다면, 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에 70~80% 비용이 드는 것을 알아야 할 겁니다. 반면 디지털에서는 30% 수수료만 내면 되는데 왜 불평을 하는 걸까요? 무료여야 할까요? 그건 꿈이에요.

Q. 어떤 산업 분야가 유망할까요.
A. 커리어의 대부분을 B2B IT 분야에서 보냈습니다. 기업의 고객, 마케팅, 세일즈 데이터 처리에 관한 것들이죠. 많은 산업에서 실시간 정보가 관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매 분야에선 자라의 성공 스토리가 있죠. 이 회사는 패션 스타일을 더 빠르게 선택하기 위해 전통적인 소매업체 보다 데이터를 중시하고 잘 적용했습니다. 제조업 공급망 및 물류 관련 분야도 코로나펜데믹을 겪으면서 큰 변화를 겪었죠. 삼성에서 근무하던 친구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처음으로 IT 측면에서 공급망 물류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적으로 에너지를 쏟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에너지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것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부르죠.

Q. 디지털 전환이 활발한 분야를 유망하게 보시는 건가요.
A. 원래 인터넷은 지식노동자를 위한 정보를 발전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일찍이 인터넷의 혜택을 받은 곳은 실시간 비즈니스를 하는 곳들이었어요. 블룸버그 같은 미디어, 주식거래소, 전자상거래, 티켓팅 에이전시가 승자였죠. 20년이 지난 오늘날,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받는 곳은 어디일까요? 헬스케어, 제조업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분야는 풀타임의 실시간 정보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더 느리게 움직이는 산업이었습니다. 모빌리티도 마찬가지죠. 이제 소매업체들도 이동성을 갖춘 디지털화의 이점을 충분히 알게 됐습니다. 상품 물류 및 상점 트래픽 정보를 알게 되면서, 스마트 소매업체가 거대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경쟁하는 시대가 됐죠. 디지털 혁신은 진정한 가치를 포착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경쟁사보다 좀 더 빠르고 더 나은 경쟁을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한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어요? 그런 것들이 가장 가치 있는 사업입니다. 비용을 얼마간 절약해주는 사업이라면, 그건 가치의 일부에 불과한 거죠.

Q. 미국 버텍스벤처스를 이끌면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는 뭐였나요.
A. 우리는 극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합니다. 상당히 성숙 단계에 이른 포트폴리오로는 라운치다클리(LaunchDarkly)를 꼽을 수 있습니다. B2B 인터넷 서비스를 더 빠르게 향상시키는 운영회사입니다. 공장 자동화 솔루션 회사 튤립과 기업에 데이터 보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이버 헤븐도 있습니다. 과거 폐쇄형 데이터센터가 데이터 보호를 담당했지만, 지금은 클라우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데이터를 추적하고 보호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이런 분야가 앞으로도 성장성이 있는 유망 기업이라고 봅니다.
'2조원 매각 성공' 재미교포 창업가…"챗GPT 보다 더 유망한 투자처는 이것" [긱스플러스]
Q.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위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A. 힘든 시기일수록 성과관리가 중요합니다. 성장에 대해 바른 예측을 해야 옳은 결정을 할 수 있죠. 과거에는 자금 조달이 매우 쉬웠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성장하지 않은 기업이 많은데, 이들 기업은 어떻게 해야 빛을 낼 수 있을지 알아내야 합니다. 미국에서 대량 해고가 진행됐고, 스타트업 전반에서 인력 감소가 상당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좋은 CEO는 적은 인력으로 더 효율적이고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팀을 만듭니다. 창업자들은 자기 팀이 얼마나 잘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행복한 직원들은 보통 바쁘죠. '엄격한 관리(tight management)'를 통해 좋은 인력을 회사에 남겨야 합니다.

Q. 이런 '엄격한 관리'의 시대가 얼마나 계속될까요.
A. 한때 돈이 넘치던 시절도 있었죠. 하지만 열심히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항상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엄격한 관리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Q. 스타트업 창업가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삶은 어떻게 다른가요.
A. CEO가 슈퍼스타라면, 벤처투자자는 코치입니다. 지금은 벤처투자자로 창업가를 지원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예전만큼 스트레스를 받지도 않고 더 많이 쉴 수도 있죠. CEO는 함께 일하는 팀이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에요. 아직도 20년 전 함께 일했던 동료, 당시 고객들과 관계를 이어가고 있어요.

Q.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했나요.
A. 잘하고 있는 팀원을 내보내야 했던 게 가장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땐 어렸고 개인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퇴직자를 존중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어려운 일이었지만 친구로 지내거나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있고요. 사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제품이 지연되고, 고객 불만이 쌓이고 하는 이런 모든 게 배움의 기회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실패와 실수에서 가장 잘 배웁니다.

Q. 직원을 좋게 내보내는 방법이 있나요.
A. 그들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CEO는 때로 사람을 해고해야 합니다. 그때 이유를 분명히 말하고 이게 회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정말로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Q. 기업의 목적이 이윤 추구에서 가치 창출로 바뀌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시나요.
A. 기술과 성장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믿기에 회사가 존재하는 겁니다. 그게 자본입니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누군가를 고용할 의무는 없습니다. 트위터는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그 끝은 어떤가요? 사회적 기업이 아닌 이상 주주와 직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고용은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CEO는 이를 최대한 적절하게 찾아야 합니다. 기술 변화가 가팔라진 상황에선 더욱요. 결국 트위터는 초과 고용했기 때문에, 대량 해고를 한 것입니다.

Q. 앞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나요.
A. 지금 가장 관심을 두는 건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데이터를 어떻게 통제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우리의 데이터를 허락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관행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계속해서 중요해질 것입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