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판매하던 일양약품이 판매 댓새 만에 전격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도 판매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다이소를 통해 저가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한 일양약품은 다이소 철수를 결정했다.이날 일양약품은 조기 철수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다이소 건기식 판매 업체 약품에 대한 불매 움직임을 보이는 등 약사들의 반발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다이소 건기식 논란이 커지자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도 다이소 판매 철수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대웅제약은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에서 출시한 종합비타민미네랄, 간 건강을 위한 밀크씨슬, 눈 건강 영양제 루테인, 어린이 종합 비타민 등 영양제 26종을 다이소를 통해 선보였다. 가격은 한 달분이 3000~5000원대다.종근당건강은 오는 3~4월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등 건기식 2종을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일 예정이었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역사상 최고의 밴드 비틀스에도 라이벌이 있었다.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Dave Clark Five)’라는 영국의 로큰롤 밴드다.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1960년대에 비틀스의 경쟁자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비틀스 vs. 데이브 클라크 5’라는 잡지가 나오고, 두 밴드 중 누가 더 뛰어난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왜 비틀스는 위대한 밴드로 기억되고,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는 잊혔을까.<페이머스: 왜 그들만 유명할까>를 쓴 캐스 R 선스타인은 ‘운’이라고 대답한다. 비틀스의 성공은 유능한 매니저와 뛰어난 프로듀서를 만나는 등 크고 작은 행운이 이어진 결과라는 주장이다. 선스타인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15년간 행동경제학을 연구해왔다.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로 유명하다.이 책의 영어 원제 ‘How to Become Famous’를 직역하면 ‘유명해지는 방법’이다. 저자는 “이 제목은 속임수에 가깝다”며 이 책은 인기를 얻는 방법에 대한 지침서가 아니라고 당부한다. 그는 유명해지는 건 마치 복권 당첨과 같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을 “빠르다고 경주에서 이기는 게 아니며, 강하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며, 똑똑하다고 빵을 얻는 게 아니며, 지식이 있다고 부유한 게 아니며, 기술이 있다고 은총을 받는 게 아니다”는 성경 구절에 빗대어 설명한다.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왜 어떤 사람은 유명해지고 어떤 사람은 잊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한다. 집단 양극화와 네트워크 효과 등 관련 이론을 근거로 제시한
최근 인기리에 재개봉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이기도 한 프랑스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근현대 문학계의 상징적 살롱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독립서점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진행된 작가들과의 대담이 책으로 나왔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인터뷰 중 20편을 엄선한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다.‘21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들’이라는 수식어답게 거물들이 등장한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를 비롯해 퓰리처상을 받은 콜슨 화이트헤드, 맨부커상 수상자 말런 제임스 등 ‘쟁쟁한 글쟁이’다. 엮은이이자 인터뷰 진행자 애덤 바일스는 이 서점의 문학 디렉터다.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작가의 속내와 서사의 비밀 등 독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잘 짚어낸다.이 책의 묘미는 작가의 명성보다도 대담의 솔직함에 있다. 고매한 담론을 고수하지도, 낭만적 설교를 유도하지도 않는다. ‘대단한 작가’도 때론 생각대로 글이 안 써져서 난감하고, 출판사의 주문에 괴로워하며, 탈고 후엔 고된 노동을 끝낸 듯 허탈해한다는 것. 음악 소설을 쓰기 위해 음반과 녹음 장비를 사용해 ‘청취 훈련’으로 묘사력을 기르고, 자전 소설을 준비할 때는 참담한 가족사까지 복기한다. 직업정신에 충실한 대가의 고뇌는 친근해서 더 공감이 간다. 실감 나는 고백에서 풍기는 ‘사람 냄새’는 독자들을 설득력 있게 흡입한다.인터뷰의 형식은 경쾌하지만 작가들의 소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고독에 대한 고찰, 인종차별 문제, 여성의 주체적 권리, 자유를 증진하는 정치의 중요성 등 대담의 흐름은 작품 소재와 사회 이슈를 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