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반격 일주일째 아직은 탐색전…푸틴 "적이 더 잃어"

서방 지원받은 주력 부대는 '일단 대기' 정황…'전투기 투입' 전환점
미·유럽, 우크라에 5천600억원 추가 지원 vs 푸틴, 아프리카 밀착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을 내쫓기 위한 '대반격'에 나선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난 가운데 마을 몇곳을 수복하는 등 점진적으로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지난 일주일간 진격한 거리가 약 6.4㎞(4마일)에 불과하지만,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고 탐색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주로 남부와 동부 전선을 따라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벨리카 노보실카, 네스쿠치네, 스토로제베, 블라호다트네, 마카리우카, 노보다리우카 등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마을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꽂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진격은 일부 지점에서만 이뤄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가 구축한 방어선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한 상태다.

우크라이나군은 때로는 러시아에 격퇴당하기도 했다.

오리히우 남쪽에서는 지난 9일 우크라이나군이 공격에 실패한 뒤 레오파르트 전차 1대와 브래들리 전투차량 4대가 버려졌다.

가디언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진행한 공세가 "러시아 전선의 약점을 찾기 위한 탐색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 육군 장군 출신인 벤 호지스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많은 전차를 최전선에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서방에서 훈련받고 서방의 장비를 갖춘 우크라이나 여단 9개 중 2∼3개만 전선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방의 지원을 받은 9개 여단 중 47여단, 37여단 등은 오리히우, 노보도네츠케 등 전선에 배치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반면 116·117·118여단 등 서방 장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여단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이런 부대가 아직 전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대공세가 아직 예비 단계에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가 전투기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서방이 F-16 전투기를 제공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 NYT)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들이 4억4천100만달러(약 5천613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합동원정군(JEF)은 몇 달 안에 우크라이나에 1억1천600만달러(약 1천477억원)의 군사 원조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가 핵심 기반시설과 민간인 등을 지킬 수 있도록 레이더 시스템과 총기, 탄약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영국이 주도하는 JEF에는 덴마크, 핀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스웨덴, 노르웨이가 참여한다.

이날 미국도 3억2천500만달러(약 4천137억원) 규모 군사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이번이 40번째다.

이번 미국의 군사 지원 패키지에는 대공·대전차 시스템과 포탄,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용 장거리 로켓, 대전차 무기 등이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서방 동맹들의 추가 군사 지원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지난 8일부터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지난 4일 대반격을 시작했다고 주장했고, 침묵을 지키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10일 대반격이 진행 중임을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 군사 분야 기자와 블로거 등을 초청, 2시간 이상 질문에 답하는 이례적인 간담회를 열어 전쟁 성과를 홍보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반격 이후 우크라이나군의 피해가 더 크다면서 러시아군은 54개의 전차를 잃었으나, 우크라이나는 160개의 전차를 손실했고 서방이 지원한 장비의 25∼30%를 손실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몇몇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이 조만간 러시아에 올 것"이라며 곡물 협상 등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남아공, 이집트, 잠비아, 콩고민주공화국, 세네갈, 우간다, 코모로스 등 7개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들이 빠르면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해 평화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