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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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저출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중학생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고교생까지로 늘리고, 부모의 소득제한도 철폐하기로 했다. 또 육아휴직 사용 시 실수령 수입이 줄지 않도록 육아휴직 급여율을 인상하기로 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사진)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저출산 대책을 직접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혼율 상승과 출산율 저하의 큰 요인은 젊은 세대의 소득 문제”라며 젊은 층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결혼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않는 한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알려진 2030년까지가 추세를 반전시킬 마지막 기회라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로 경제성장과 저출산 대책을 자동차의 두 바퀴처럼 실행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초부터 ‘차원이 다른 저출산 대책’을 수시로 강조해온 기시다 총리는 이날 ‘어린이 미래 전략 회의’를 주재하고 결정한 저출산 대책을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기존에 중학생까지 지급하던 아동수당 대상을 고교생까지로 늘리고 부모의 소득제한도 철폐해 내년 10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0~3세 영유아는 1인당 월 1만5000엔(약 15만원)을, 그 뒤 고교생까지는 월 1만엔(약 10만원)을 주고, 셋째 이후 아이에게는 월 3만엔(약 30만원)을 지급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2026년부터는 출산 비용에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부모 모두에 대해 육아휴직 사용 시 실수령 수입이 줄지 않도록 육아휴직 급여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기시다 총리는 재원 확보 방안과 관련해서는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젊은 세대의 소득을 줄이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세출 개혁을 통해 확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3년간 일본의 아동·자녀양육 예산은 1인당 가족관계 지출로 볼 때 국제적으로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세출 개혁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산 규모 등은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재원 대책 결정을 미룬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아동특례 공채를 발행하고 사회보장비의 세출 개혁과 함께 새로운 ‘지원금 제도’도 만들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