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SNS 등 정밀 검증…"임명 시점 예단 어려워"
'제2 이래경 안돼'…민주, 혁신위원장 후보 3명 놓고 '신중에 신중'
더불어민주당이 차기 혁신위원장 최종 후보로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3명을 압축하고 정밀 검증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 탓에 임명 당일 사퇴한 뒤 당이 혼란에 빠진 전철을 밟지 않고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후보 3인을 동일선상에 놓고 재산 형성과정과 SNS 활동 기록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SNS 게시물 등에서는 3인 모두 결정적인 흠결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당은 재산 형성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와 김 교수의 경우 문재인 정권에서 재산공개 대상인 공직자를 지내 검증 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정 교수는 지난해 재산공개 당시 서울 서초구 아파트(15억3천400만원), 예금(6억2천500만원) 등 총 29억5천800만원을 신고했다.

김 교수는 금융감독원 부원장이던 지난 2020년 서울 서초구의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을 합친 36억원 등 총 44억1천만원의 재산을 신고한 바 있다.

강남에만 2주택이 있는 셈인데, 아파트의 경우 남편이 사별한 뒤 김 교수와 두 아들이 상속받아 보유 중인 것으로 당은 파악했다.

김 전 총장은 공직자 이력이 없어 별도의 방법으로 재산 형성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당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 전원의 민주당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한다.

김 전 총장은 2017년 국민의당 혁신위원장을 지내는 등 정당 혁신 작업을 경험한 바 있고, 정 교수는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당시 강단 있는 면모를 보여줬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김 교수 역시 민주당의 전신으로 2015년 당시 문재인 대표가 이끈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무감사위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어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이 '이래경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이처럼 '현미경 검증'을 벌이면서 임명까지는 며칠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검증은 물론 당 안팎의 여론까지 파악하는 중"이라며 "임명 시점이 정확히 언제일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일부 언론은 이들 3명 가운데 특정 인사가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고 보도했으나 당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복수로 추천된 인사들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부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