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 단체 전국공동대책위 발족…청년회 "삭발은 시민 모독행위"

강원 원주시의 철거 결정에 반대해 아카데미극장을 보존하려는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인다.

삭발에 사퇴 요구까지…'철거 vs 보존' 혼돈의 원주아카데미극장
전국 110여개 단체가 참여한 가칭 '원주 아카데미극장 보존을 위한 전국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3일 국회 소통관과 원주 아카데미극장에서 잇따라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발족 선언문에서 "2021년 9월 원주시와 의회는 극장의 가치에 동의하고 부지와 건축물 매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다"며 "이후 시민 100인 토론회,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극장 재생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지난해 7월 출범한 민선 8기 원주시는 보존을 원하는 시민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조차 없이 6개월간 '재검토'만을 되풀이하다가 여론몰이를 통해 철거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원주는 1989년 택지개발로 철거 위기를 맞은 박경리 선생의 대하소설 '토지' 집필지인 옛집을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사례가 있다"며 "역사 문화적 자산인 극장을 보존하고 시의 비민주적 행정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 문화유산의 보존이 철거나 재개발보다 도시의 문화적 다양성을 넓히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법"이라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 등과 연대해 극장 보존 운동을 확산시키고 철거 무효화를 위해 법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삭발에 사퇴 요구까지…'철거 vs 보존' 혼돈의 원주아카데미극장
앞서 원주시바른청년회는 이날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김혁성 의원은 삭발이라는 불경한 테러 행위를 통해 시의회를 부정하고 시민을 모욕했다"고 규탄했다.

또 "김 의원은 화재가 난 중앙시장 나동을 아카데미극장과 똑같은 건축물 안전 D등급이라고 표현하며 철거하라는 망언을 저질렀다"며 "지난 12일 원주시의회 5분 발언 중 극장 철거 반대를 외치며 기습 삭발한 김 의원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열린 제24회 원주시의회 정례회 행정사무 감사에서도 아카데미극장을 둘러싼 문화 도시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삭발에 사퇴 요구까지…'철거 vs 보존' 혼돈의 원주아카데미극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