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 사진=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은 13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요즘 하는 거 보니 참 걱정"이라고 쓴소리했다. 일부 윤석열 대통령 측근 의원 및 비례대표 의원들을 겨냥해선 '험지'에 출마하라고 압박했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제 총선이 10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의석수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에는 그나마 남아 있던 자원들마저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빠져나가 인재 고갈 상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홍 시장은 "199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2년 전부터 김현철 소장을 중심으로 사실상 '총선 기획단'을 만들어 전국 모든 지역구를 샅샅이 조사했다"며 "지역 맞춤형 인재를 발탁해 해방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에서 보수 정당이 승리했고, 이에 153석을 차지해 국정의 안정을 이뤘던 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호남인 군산에서도 신한국당이 1석 당선된 일도 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 측근들조차 수도권 지역을 버리고 지방으로 간다고 하고 그나마 서울 지역도 강북이 아닌 강남에 출마하겠다고만 날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례대표를 했으면 강북 험지에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임명직 비슷한 지역에 기웃거리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며 "내년 선거도 막판 막가파 공천으로 무책임한 선거를 치를 것이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미래라는 큰 화두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지도부가 나서서 매일같이 갑론을박하는 지루한 논쟁은 진영논리에 갇힌 대한민국의 현재의 상태에서는 무익한 논쟁에 불과하다"며 "부패, 방탄에 갇힌 민주당이 오히려 우리 당의 지지율을 상회하는 여론조사를 볼 때는 기가 막히고 가슴조차 먹먹해진다. 선대위라도 빨리 구성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홍 시장은 지난 4월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칭송' 논란 등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부를 거침없이 비판했다가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된 바 있다. 당 지도부는 "현직 정치인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이 당 상임고문으로 활동한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지만, 홍 시장은 "엉뚱한 데 화풀이한다"며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돼 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냐"고 반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