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법 벌금300만원 선고…"죄책 가볍지 않다"

공익신고자를 조직에서 제명 처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재윤(74) 제주경제통상진흥원장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공익신고자 제명한 오재윤 제주경제통산진흥원장 벌금형
제주지법 형사3단독(강민수 판사)은 9일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 원장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오 원장은 제주도테니스협회장을 지내던 2021년 3월 협회 보조금 횡령 의혹을 경찰에 고발한 전 사무국장인 공익신고자 A씨를 징계 대상으로 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불이익 처분을 받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제주도테니스협회 정관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원회 위원은 제주도체육회와 협의해 회장이 위촉하게 돼 있지만 오 원장은 당시 위원 선임과 관련해 도체육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테니스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결국 '경찰에 고발했다'는 이유를 들어 A씨를 협회에서 제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 사건이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 조치라며 도체육회에 오 회장에 대한 징계를 권고했고, 결국 오 회장은 지난해 초 도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4개월 처분을 받았다.

오 원장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 직후인 지난해 8월 제주도경제통상진흥원장에 임명됐다.

오 원장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모든 것을 잘못했다"며 "다만 당시 A씨가 공익신고자였던 사실을 몰랐던 점, A씨가 관련 고소 사건을 취하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당시 피해자가 협회 계좌의 금융정보를 무단 조회하는 등 징계사유가 아예 없었다고 할 수 없는 점,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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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