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암각화 및 세계유산협약 국제센터 부센터장 인터뷰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 충분…다양한 연구·조사 이뤄져야"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는 특별…협업 전시하며 널리 알리고파"
"울산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 표현된 고래는 매우 특별합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드문 사례죠."
파블로 에두아르도 히메네스 디아즈 '스페인 암각화 및 세계유산협약 국제센터' 부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이야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파블로 히메네스 부센터장은 역사학과 미술사를 전공한 전문가다.

미술사 교수, 스페인문화유산연구소(IPCE) 복원·기록 전문가 등을 지낸 그는 현재 문화체육부의 문화재 관리 부국장과 국제센터 부센터장을 겸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만난 그는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마지막 절차를 앞두고 있다는 말에 관심을 표했다.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는 특별…협업 전시하며 널리 알리고파"
파블로 히메네스 부센터장은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는 사냥의 의미일 수도 있고, 종교적인 의미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과거 사람들이 고래와 함께 살아간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유적을 보존·관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의 경우, 1985년에 알타미라 동굴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연구·조사를 거쳐) 동굴 벽화 17개가 추가돼 범위가 확장됐다.

최근에는 2천곳이 넘는 유적을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스페인에서는 '알타미라 동굴과 스페인 북부의 구석기시대 동굴 예술', '이베리아반도 지중해 연안의 암각화', '코아 계곡의 선사시대 암각화' 등이 세계유산 대표목록에 올라 있다.

파블로 히메네스 부센터장은 "알타미라 동굴을 비롯한 동굴 벽화는 내부 공기 구성은 물론 오염도 변화, 돌의 종류와 온·습도 상태까지도 긴 호흡을 갖고 연구·분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는 특별…협업 전시하며 널리 알리고파"
이어 그는 "문화유산의 역사와 가치를 널리, 그리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 및 조사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블로 히메네스 부센터장은 인근 댐의 영향으로 큰비가 올 때마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깊이 있는 연구·조사를 통해 해결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 내다봤다.

그는 "긴 호흡의 연구가 필요하다.

질적·양적으로 (연구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약 4년 만에 한국에서 재개된 '제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 카테고리2 센터(C2C) 연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그는 국제적 협력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알타미라 (연구소)에서 전 세계에 있는 암각화를 소개하는 특별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반구대 암각화도 전시에 참여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페인뿐 아니라 다양한 암각화 유적과 협업하는 게 목표"라며 "이번 회의를 통해 여러 기관과 네트워크(협력망)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반구대 암각화 속 고래는 특별…협업 전시하며 널리 알리고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