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도시' 공인 위해 인프라·문화 확대해야…민관 다채로운 노력
실내·자투리땅 등 곳곳에 '미니정원',시민정원사 등 민간이 정원문화 주도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편집자 주 = 울산은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오직 '산업도시'를 바라보며 앞으로 내달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은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얻게 했고, 특히 울산을 가로지르는 태화강은 '죽음의 강'으로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런 수치와 불명예를 벗어던지고자 민관은 각고의 노력을 전개했고, 태화강은 '기적'이라는 수식이 절대 과하지 않을 정도로 환골탈태하며 생태성을 회복했습니다.

태화강 수질 회복은 '친수공간'이라는 뜻밖의 선물을 시민들에게 선사했고, 이제 울산은 그 친수공간을 도약대로 삼아 '정원도시'로 비상하는 꿈을 꿉니다.

연합뉴스는 태화강의 오염과 부활, 정원도시 조성 과정과 성과, 시민이 주도하는 정원문화 확산, 앞으로 청사진과 기대 효과 등을 짚는 특집기사를 매주 토요일 7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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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이라는 성취는, 정원도시로 도약을 꿈꾸는 울산의 가장 강력한 기반이자 상징이다.

다만 태화강 국가정원만으로는 분명 충분하지 않다.

'정원도시'라는 타이틀을 공인받기까지 더 다양한 정원 인프라와 문화가 시민 삶 속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이다.

현재 울산지역 생활 현장 곳곳에서 정원 시설이 확충되고, 다채로운 정원 관련 행사가 열리며, 정원을 배우고 직접 가꾸는 시민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 실내, 자투리땅, 공유지에도…구석구석 '정원 업그레이드'
울산시는 시민 누구나 정원을 누리도록 생활 현장 구석구석에 정원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녹색 휴식공간 역할을 하는 '스마트 가든' 조성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산업단지나 병원·도서관·공공기관 등 공공시설에 소규모 정원을 설치하는 것이다.

스마트 가든은 실내 공간에 적합한 식물 소재와 자동화 관리 기술을 도입, 치유·휴식·관상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원이다.

예상치 못한 공간에서 마주친 녹색 쉼터가 산업단지 근로자나 공공시설 방문객들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효과를 선사한다.

울산에서는 2020년부터 스마트 가든이 설치돼 현재 기업체 22곳과 공공시설 12곳 등 총 34곳에 조성돼 있다.

시는 올해도 산단 내 기업체, 의료시설, 복지시설 등 실내 유휴공간에 17곳의 스마트 가든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1곳당 3천만원씩 총 5억1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생활밀착형 정원' 조성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국·공유지 중 어린이나 노인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이 많은 지역에 실외정원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는 올해 12월까지 15억원을 들여 남구 태화강 둔치 2곳과 중구 혁신도시 인도변 등 총 3곳에 생활밀착형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중구 태화연 야영장 일원, 남구 삼산배수장 앞 둔치 등 2곳에 실외정원을 설치한 바 있다.

성격이 비슷한 사업으로 '도심 속 테마정원' 조성이 병행된다.

이 사업은 동네 자투리땅, 유휴 부지 등을 다양한 형태로 재구성해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 모델로 구축하는 것이다.

2021년부터 어린이 동심을 담은 아기자기한 골목 정원,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자연형 정원 등 4곳이 조성됐다.

올해는 북구 연암정원 인근 공한지, 중구 혁신휴공원, 남구 신정동 등 3곳에 자연주의 정원과 향기 정원 등이 설치된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아울러 태화강에서는 관광 명소로 손색이 없을 스카이워크 설치와 억새정원 보강이 이뤄진다.

시는 복원된 태화루가 있는 용금소 절벽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스카이워크는 바닥이 투명한 다리를 이용해 강 위를 걷고 조망할 수 있는 시설물이다.

지난 3월부터 디자인과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 중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하천점용 허가 등 관련 절차가 순조로우면 내년 6월 준공될 예정이다.

태화강 둔치 학성교 하부 일원 약 2천㎡에는 올해 10월까지 억새정원과 함께 산책로가 추가로 조성돼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현재 태화강 하구에는 21만5천여㎡ 규모 물억새 군락지가 형성, 산책이나 사진 촬영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 '우리는 정원도시 시민'…민간 차원 정원 전시·발굴·교육 '활발'
태화강 생태성 복원과 국가정원 지정은, 울산시민들이 자연환경의 소중함과 국가정원을 보유했다는 자긍심을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정원문화 확산으로 이어졌다.

2017년부터 매년 열리는 '정원스토리페어'는 시민이 주도하는 정원문화 확산을 대외적으로 잘 보여주는 대표 행사다.

공모를 거쳐 시민과 학생이 만든 정원작품을 전시한다.

도심 정원문화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가치를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정원 설계 상담, 초화 나눠주기, 화분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정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시민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도 거둔다.

올해는 10월 중 울주군 간절곶공원에서 우수 정원작품 약 25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민간·공동체 정원' 발굴 사업도 생활 속 정원문화 확산 역할을 톡톡히 한다.

민간 차원에서 조성된 우수한 정원들을 명소화하고, 이 정원들을 일반에 개방해 아름다운 정원이 더 늘어나도록 독려하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현재 울산에 민간정원은 2018년 1월 제1호로 등록된 울주군 상북면 '온실리움'을 시작으로 올해 4월 울주군 두동면 '바이허니정원'까지 총 7곳이 등록돼 있다.

마을과 주민, 행정기관, 정원 작가 등이 함께 참여해 만드는 공동체정원은 2020년 6월 등록된 동구 서부동 '현대예술정원'이 유일한데, 올해 1곳이 추가 등록될 예정이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시민 정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시는 2016년부터 '시민정원사' 양성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정원사는 좁게는 가정에서 반려식물을 가꾸는 것부터 넓게는 울산지역 정원과 녹지를 관리하는 활동까지 하면서 정원문화 확산과 정착에 기여하는 사람을 말한다.

울산조경협회가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해 이론 43시간, 실습 37시간 등 총 80시간을 이수해야 수료할 수 있다.

한번 수료한 사람도 심화이론과 정원 설계·시공 등 심화교육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코로나19로 교육이 취소된 2020년을 제외하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총 189명의 시민정원사가 양성됐으며, 올해도 30명의 신규 정원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시는 또 '도시숲 정원관리인'을 둬 정원 경관을 개선하는 동시에 시민정원사 역량 배양,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

시민정원사 4명, 취업 취약계층 16명 등 20명으로 구성된 정원관리인들은 시가 조성한 스마트 가든과 생활밀착형 정원, 민간 주도로 만들어진 민간·공동체 정원 등을 밀착 관리한다.

이밖에 맞춤형 온라인 교육으로 특화된 정원 전문가를 양성하는 '정원 아카데미', 초등학생 자녀를 포함한 가정이 원예 체험을 하는 '어린이 정원 체험교실', 반려식물 재배 지식과 기술을 공유하는 '아낌없이 주는 반려식물 키우기 교육' 등 정원도시다운 정체성이 분명한 교육·체험 프로그램들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젠 정원도시 울산] ⑤'언제 어디서나' 생활 속에도 뿌리내린 정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