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선수 "응원이 큰 힘 돼…내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트랜스젠더로서 3일 국내 첫 공식 경기로 강원도민체전 출전
성소수자 단체 "성별 이분법에 도전하는 나화린의 질주 응원해"
성전환 여성 선수인 나화린(37)씨가 국내 최초로 트랜스젠더로서 공식 경기에 출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성소수자 및 인권 단체들이 응원을 보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2일 성명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고한 성별 이분법에 도전하는 나화린 선수의 전력 질주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무지개행동은 "나 선수는 언론을 통해 '나는 논란이 되고 싶다'며 트랜스 여성이자 한 명의 사이클 선수로서 한국 사회, 특히 스포츠 영역에서 공고한 성별 이분법에 커다란 물음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또 "중요한 것은 트랜스 여성의 경기 출전의 공정 여부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나 선수가 제기한 것처럼 한발 더 나아간 질문에 관한 더 많은 사회적 대화"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과 평등은 대립하지 않으며 트랜스젠더가 배제된 지금의 스포츠가 곧 공정함을 의미하지도 않는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다양한 이들과 함께 공정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지 성명에는 무지개행동뿐 아니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가족구성권연구소, 성소수자부모모임 등 총 22개 단체가 참여했다.

성소수자 단체 "성별 이분법에 도전하는 나화린의 질주 응원해"
이들의 지지와 응원에 나씨는 "감사하고 큰 힘이 된다"며 "내일 있을 첫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어 "결과가 좋다고 온전한 축하를 받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상에 실패하면 정말 크게 욕먹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씨는 3일 양양 벨로드롬에서 열리는 제58회 강원도민체전 여성 사이클 부문에 출전할 예정이다.

앞서 1일 나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성전환 여성으로서는 국내 최초의 공식 경기 출전 소식을 알렸다.

그는 "인생을 건 출전을 통해 차별이 아닌 구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남녀로 딱 잘라 정해진 출전 부문에 성소수자가 비집고 들어갈 틈을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