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태양광 풍력 가능하지만, 개도국 비싼 에너지 감당 못 해"
"기후산업박람회 신기술 인상 깊어…값싼 에너지 생산 초점 맞춰야"
[인터뷰]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 "개도국 화석연료 대안은 원전"
"부유한 국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가능하지만, 개발도상국은 감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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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인 리처드 뮬러(78) 미국 UC버클리대 물리학 명예교수는 지난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탄소중립(넷제로) 실현 방안과 관련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뮬러 교수는 미국 정부에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탈탄소 에너지·환경정책을 주문한 인물이면서 원자력 발전을 옹호하는 '친원전' 학자이다.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 '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저자이고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 시절 대통령 과학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비영리 환경단체 '버클리 어스'(Berkeley Earth) 공동설립자인 뮬러 교수는 핵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연구·개발하는 '디프 아이솔레이션'(Deep Isolation)과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하는 프로젝트(GEOFISSION)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다음은 뮬러 교수와 일문일답.
[인터뷰]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 "개도국 화석연료 대안은 원전"
-- 2023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소감은.
▲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 전시된 많은 신기술을 보고 인상이 깊었다.

다음 전시회에는 얼마나 값싼 비용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 세계 주요 국가들이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 실현 가능한가.

▲ 모든 나라가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유한 국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가능하지만, 개발도상국(개도국)에는 너무 비싼 에너지다.

화석연료인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것은 원자력이다.

[인터뷰]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 "개도국 화석연료 대안은 원전"
--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사고처럼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있고 핵폐기물 처리에도 어려움이 있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기술 결함이 아니라 인재라고 생각한다.

(원자로를 식혀주는) 비상 발전기가 저지대에 있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게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은 지진과 쓰나미,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

나는 미국에서 안전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원자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회사와 SMR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다.

-- 기조연설에서 탄소 배출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세) 도입을 비판한 이유는.
▲ 탄소세는 부유국을 위한 정책이다.

선진국은 비싼 재생에너지로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지만 개도국은 그렇지 못하다.

탄소세를 도입하면 개도국의 에너지 비용이 커진다.

이는 공정하지 못하다.

-- 유럽과 미국의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청정에너지 정책에 대한 의견은.
▲ 풍력 발전은 가격을 낮추기 어렵고 비싸다.

개도국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수소는 전기를 생산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와 같은 기능을 한다.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지만 가장 저렴한 것은 원전이다.

원전이 최고 전기 생산시스템이다.

[인터뷰] 미국 물리학자 리처드 뮬러 "개도국 화석연료 대안은 원전"
--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한국에서 원전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태양광과 풍력을 잘 못한다고 변명할 필요는 없다.

태양광 발전은 광활한 대지가 있어야 한다.

수소는 에너지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태양광과 풍력발전이 충분하게 있다면 수소로 만드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원전보다 이득이 없다.

--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 여러 나라와 함께 텍사스에서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선진국에서 실용화하지 않은 기술을 개도국이 절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보여주고자 한다.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허가를 받으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