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군사정찰위성을 실어 발사한 로켓(천리마-1형)이 엔진 고장으로 서해 어청도 서쪽 바다에 추락했다. 북한은 발사 2시간30여분 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 중 사고가 났다’며 실패 사실을 빠르게 인정했다. 하지만 “가급적 이른 기간 내 재발사하겠다”며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29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우주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다. 이 발사체는 백령도 서쪽 상공을 통과했지만 비정상적인 비행 끝에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낙하했다.

우리 군은 해군 구조함을 북한 발사체 추락 해역에 보내 수색을 벌였고, 수심 약 70m 지점에서 일부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이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 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으나 천리마-1형이 정상 비행하던 중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심각한 도발”이라고 규탄했다. 서울시는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쏜 10여 분 뒤인 오전 6시41분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위급재난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오발령’으로 정정했고, 다시 서울시가 ‘경계경보 해제’ 문자를 보내면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김동현/맹진규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