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과 파랑 가득한 제주 풍경…갤러리바톤 김보희 개인전
푸르른 야자나무 뒤로 멀리 바다가 보이는 산책로에서 검은 래브라도 한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느긋하고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30일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개막한 동양화가 김보희(71) 작가의 개인전은 작가가 살고 있는 제주의 풍경을 주제로 한 신작들로 채워졌다.

반려견 레오가 등장하는 풍경화 '레오'(Leo) 연작 4점은 시원한 초록을 담은 네 개의 캔버스로 구성됐다.

연작은 각각으로도 작품이 되고 4점이 마치 병풍처럼 하나의 작품이 되기도 한다.

볼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제주의 바다 풍경도 작가가 즐겨 그리는 소재다.

때로는 파랗고 때로는 초록색에 가까운 변화무쌍한 바다색을 담아냈다.

캔버스 두 개를 세로로 붙여 위쪽에는 하늘을, 아래쪽에는 바다를 그리기도 한다.

산방산 봉화대 옆에 뜬 보름달을 그린 신작 '비욘드'(Beyond)에는 아직 해의 기운이 남아있던 어느 초저녁 산등성을 넘어가다 본 유난히 둥글고 밝은 보름달을 보고 벅찼던 마음을 담았다.

초록과 파랑 가득한 제주 풍경…갤러리바톤 김보희 개인전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소재에 대해서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서 "생활 속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그린다"고 말했다.

인물보다는 자연에 매료돼 구상 풍경화를 주로 그려온 작가는 "자연에는 구상과 추상의 요소가 모두 있다"면서 "추상이지만 이게 자연인가 하는 그림을 언젠가는 그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1980년 이후 20여차례 개인전을 연 작가는 2020년 서울 금호미술관 전시를 계기로 대중적으로도 유명해졌다.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전시를 보기 위해 미술관 입장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선 관객들로 화제가 됐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 작가의 초록 풍경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관객들의 평이 이어졌다.

작가는 "(금호미술관 전시) 이전에는 미술 관계자들이 주로 보러 왔다면 이후에는 젊은 관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고맙고 감동했다"면서 "앞으로도 내가 느낀 대로 솔직하게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7월1일까지.
초록과 파랑 가득한 제주 풍경…갤러리바톤 김보희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