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게! 기쁘게!’…‘한국의 하이디 부허들’ 여기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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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 기획전 ‘즐겁게! 기쁘게!’
우한나 박보마 박론디 등 30대 여성작가 3인전
우한나 박보마 박론디 등 30대 여성작가 3인전

‘내 뱃속의 장기도 모르고 살았구나.’ 이후 우 작가는 장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는데, 이게 인기였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덕분에 올해 9월 ‘프리즈 서울’에서 한국 주요 작가로 소개될 예정이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즐겁게! 기쁘게!’는 우 작가처럼 촉망받는 한국의 30대 여성 작가 3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부허 전문가이자 미술사학자·큐레이터인 추스 마르티네스의 기획으로 마련된 전시로, 건물 2~3층에서 열리고 있는 스위스 여성주의 작가 하이디 부허의 전시에 한국 작가들이 화답하는 형식이다. 전시에 내포된 뜻은 심오하지만, 모르고 봐도 즐겁고 기쁜 감정이 들게 하는 전시다.
우 작가는 이번 전시에 ‘호접란7’과 ‘젖과 꿀-3’을 내놨다. 여성의 신체를 소재로 한 작품을 공개적으로 전시했지만 결코 불편하지 않고 아름답다. 우 작가가 신체를 소재로 했다면 동갑내기 박보마(35)의 설치작품 ‘결혼식의 영혼’은 사회구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결혼식에 쓰인 뒤 버려진 꽃들, 연단, 피로연에서 나온 잔해들을 모은 듯한 그의 작품은 ‘공장식 결혼식’을 비롯해 결혼에 관한 허례허식에 대한 비판으로 읽힌다.

세 작가 모두 작업에 임하는 진지함과 가능성이 하이디 부허 못지 않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공부하지 않더라도 전시 제목처럼 그 자체로 관객을 즐겁고 기쁘게 해주는 작품들이다. 6월 25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