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주연상은 독일 감독 빔 벤더스의 '퍼펙트 데이즈'에 출연한 일본 배우 야쿠쇼 코지가 수상했다.
송강호에 이어 2년 연속 아시아 배우가 이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일본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아무도 모른다'(2007)의 야기라 유야에 이어 두 번째다.
다음은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 황금종려상 = 아나토미 오브 어 폴(Anatomy of a Fall)(쥐스틴 트리에 감독, 프랑스) ▲ 심사위원대상 =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The Zone of Interest)(조너선 글레이저, 영국·폴란드) ▲ 심사위원상 = 폴른 리브즈(Fallen Leaves)(아키 카우리스마키, 핀란드) ▲ 감독상 = 쩐아인훙 감독('더 포토푀', 프랑스) ▲ 각본상 =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괴물', 일본) ▲ 남우주연상 = 야쿠쇼 코지('퍼펙트 데이즈', 일본·독일) ▲ 여우주연상 = 메르베 디즈다르('어바웃 드라이 그라시즈', 튀르키예)
▲ 단편 황금종려상 = 27(플로라 애나 부다, 프랑스·헝가리) ▲ 황금카메라상 = 인사이드 더 옐로 코쿤 셸(Inside the Yellow Cocoon Shell )(팜 티엔 안, 베트남) ▲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 = 하우 투 헤브 섹스(How to Have Sex)(몰리 매닝 워커, 영국) ▲ 주목할 만한 시선 심사위원상 = 하운즈(Hounds)(카말 라즈라크, 모로코) ▲ 주목할 만한 시선 감독상 = 더 마더 오브 올 라이즈(The Mother of All Lies)(아스메 엘 모우디르, 모로코)
역사상 최고의 밴드 비틀스에도 라이벌이 있었다.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Dave Clark Five)’라는 영국의 로큰롤 밴드다.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1960년대에 비틀스의 경쟁자로 불릴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당시 ‘비틀스 vs. 데이브 클라크 5’라는 잡지가 나오고, 두 밴드 중 누가 더 뛰어난지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왜 비틀스는 위대한 밴드로 기억되고, 데이브 클라크 파이브는 잊혔을까.<페이머스: 왜 그들만 유명할까>를 쓴 캐스 R 선스타인은 ‘운’이라고 대답한다. 비틀스의 성공은 유능한 매니저와 뛰어난 프로듀서를 만나는 등 크고 작은 행운이 이어진 결과라는 주장이다. 선스타인은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로 15년간 행동경제학을 연구해왔다.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로 유명하다.이 책의 영어 원제 ‘How to Become Famous’를 직역하면 ‘유명해지는 방법’이다. 저자는 “이 제목은 속임수에 가깝다”며 이 책은 인기를 얻는 방법에 대한 지침서가 아니라고 당부한다. 그는 유명해지는 건 마치 복권 당첨과 같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을 “빠르다고 경주에서 이기는 게 아니며, 강하다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며, 똑똑하다고 빵을 얻는 게 아니며, 지식이 있다고 부유한 게 아니며, 기술이 있다고 은총을 받는 게 아니다”는 성경 구절에 빗대어 설명한다.책은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는 ‘왜 어떤 사람은 유명해지고 어떤 사람은 잊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한다. 집단 양극화와 네트워크 효과 등 관련 이론을 근거로 제시한
최근 인기리에 재개봉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배경이기도 한 프랑스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근현대 문학계의 상징적 살롱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독립서점으로 불리는 이곳에서 진행된 작가들과의 대담이 책으로 나왔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인터뷰 중 20편을 엄선한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다.‘21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들’이라는 수식어답게 거물들이 등장한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아니 에르노를 비롯해 퓰리처상을 받은 콜슨 화이트헤드, 맨부커상 수상자 말런 제임스 등 ‘쟁쟁한 글쟁이’다. 엮은이이자 인터뷰 진행자 애덤 바일스는 이 서점의 문학 디렉터다.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작가의 속내와 서사의 비밀 등 독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잘 짚어낸다.이 책의 묘미는 작가의 명성보다도 대담의 솔직함에 있다. 고매한 담론을 고수하지도, 낭만적 설교를 유도하지도 않는다. ‘대단한 작가’도 때론 생각대로 글이 안 써져서 난감하고, 출판사의 주문에 괴로워하며, 탈고 후엔 고된 노동을 끝낸 듯 허탈해한다는 것. 음악 소설을 쓰기 위해 음반과 녹음 장비를 사용해 ‘청취 훈련’으로 묘사력을 기르고, 자전 소설을 준비할 때는 참담한 가족사까지 복기한다. 직업정신에 충실한 대가의 고뇌는 친근해서 더 공감이 간다. 실감 나는 고백에서 풍기는 ‘사람 냄새’는 독자들을 설득력 있게 흡입한다.인터뷰의 형식은 경쾌하지만 작가들의 소신은 결코 가볍지 않다. 고독에 대한 고찰, 인종차별 문제, 여성의 주체적 권리, 자유를 증진하는 정치의 중요성 등 대담의 흐름은 작품 소재와 사회 이슈를 넘나
<과학 용어의 탄생>은 자연, 환경, 공룡, 행성 등 과학 용어의 기원을 파헤친다. 저자 김성근은 과학사 전문가로 영국 케임브리지대 니덤연구소와 미국 UC버클리 과학기술사연구소에서 동서양 과학을 비교 연구했다. 현재 전남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책은 17개의 근대 과학 어휘가 만들어진 역사를 설명한다. 서양에서 만들어진 근대 과학 용어가 동양에 전파돼 번역된 과정도 추적한다.저자는 전문적인 과학 용어뿐 아니라 일상 속 단어들과 관련된 이야기도 소개한다. 우리가 자주 쓰는 ‘콘센트’라는 말이 일본 도쿄전등(도쿄전력의 전신)이 1924년 발행한 규정집에 등장한 ‘콘센토 프라그’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는 게 대표적이다. 이 규정집은 전선이 연결된 단자를 ‘프라그’, 벽에 설치하는 어댑터를 ‘콘센토’로 정했다. 영어로는 ‘아웃렛(outlet)’이라는 표현이 정확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콘센트라는 말로 통용된다.책은 과학 발전사뿐 아니라 단어와 관련된 정치적, 사회적 맥락까지 바라본다. 17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과학 혁명, 19세기 제국주의, 1910년대 조선 지식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신구학문 논쟁’ 등 용어에 비친 사회상도 다룬다.과학 용어를 소재로 근대 역사를 깊게 파고드는 책이다. 어원 해석을 넘어 단어에 엮인 정치적, 사회적 배경까지 자세하게 다룬 게 장점이다. 가볍게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을 과학 상식책보다는 학술서에 가깝다.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