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계약 만료 시기에 다음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부동산에서 집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 악용해 범죄를 저지른 부동산 중개보조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 오명희 판사는 주거침입,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동산 중개보조원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전 서구에서 부동산 중개보조인으로 일하던 A씨는 지난해 4월 오피스텔 계약 만료를 앞둔 피해자에게 손님과 함께 방문할 예정이라며 집 비밀번호를 요구했고, 이를 건네받아 손님들과 함께 피해자 집을 방문했다.

문제는 손님이 떠난 후에 일어났다. A씨는 손님이 떠난지 4분 만에 혼자 피해자의 집에 다시 들어가 피해자의 속옷을 본 뒤 화장실에서 음란행위를 했다. 이후 자신의 체액이 묻은 화장지를 비닐봉지에 넣고, 피해자의 침대 옆 협탁에 두고 떠났다.

A씨 혼자 피해자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히면서 범행은 곧 들통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체액도 A씨의 것이었다. A씨는 주거침입,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A씨의 두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동시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령받았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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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