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고서 아니다"…대구 수성구의회 해외연수보고서 '도마'
대구 수성구의원들이 지난달 일본과 유럽에 해외연수를 다녀온 뒤 작성한 보고서가 '여행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왔다.

관광성 일정, 구체적인 정책안 부재 등과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차라리 마음 편하게 사비로 다녀오겠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수성구의회 공무국외출장 보고회가 열린 24일 오후 구의회 회의실.
변호사,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들은 구의원들의 보고서 발표가 끝나기 무섭게 미흡한 점들을 지적했다.

이날 위원들은 해외사례를 지역구에 반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안이 없다는 비판을 했다.

남호진 위원은 "여행 보고서가 아니라 정책 보고서다"라며 "정책 위주로 구체적으로 보고서를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 위원은 "해외연수 목적을 문화유산, 관광산업이라고 적었는데 정작 수성구에는 문화유산이라고 할 게 고산서당 이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고 덧붙였다.

해외 사례 중 어떤 점을 지역구에 적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 구의원들은 "자전거 도로 안정성 확보를 외국처럼 하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는 등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날 '연수 비용 환수' 조례안을 만들자는 논의도 나왔다.

강금수 위원은 "목적과 맞지 않는 해외연수라는 판단이 들 때는 비용을 회수하는 장치를 마련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해외연수가 지역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안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앞으로 해외연수를 사비로 다녀오겠다는 발언도 나왔다.

한 구의원은 내년에도 해외 연수를 다녀올 생각이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 내년부터는 사비로 갈까 싶다"라고 답했다.

이후 관광성 일정, 연수목적의 모호함 등과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차라리 마음 편하게 사비로 다녀오겠다"는 말을 한 번 더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