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정원도시' 구상 "녹색우선"…송현동·마곡 유휴부지 공원화
도심개발 연계해 입체정원 확충…일본 공중정원 벤치마킹
서울 마을정원 2천곳·2천㎞ 초록길 조성…"5분 거리에 공원"(종합)
2026년까지 서울에 6곳의 대규모 권역별 공원과 2천여곳의 마을정원이 생긴다.

또 2천여㎞에 달하는 초록길로 시내 곳곳이 연결된다.

오세훈 시장은 24일 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정원도시, 서울' 구상을 발표하며 "서울 곳곳의 공원녹지를 늘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시민이 집 가까운 곳에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공원면적은 2009년 168.16㎢에서 지난해 172.68㎢로 증가했다.

특히 훼손지 복원 등으로 조성된 생활권도시림이 2009년 31.1㎢에서 2021년 47.3㎢로 늘었다.

서울의 공원율(작년 기준 28.53%)과 1인당 도시공원면적(17.74㎡)도 확대됐다.

그러나 국립공원 등 외곽산림을 제외한 '도보 생활권공원' 면적은 1인당 5.65㎡에 불과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시는 꽉 찬 도심의 공간을 비워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열린 정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110년 역사의 숨결을 품은 송현동 부지를 이건희미술관 외에 비워둬 많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특별한 정원으로 꾸민다.

용산공원은 세계 여러 나라의 대표 정원을 선보이는 '세계정원'과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내가 그린 정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펜스로 둘러싸여 주변과 단절된 마곡3지구 문화시설부지는 인접한 서울식물원과 연계해 계절별 야생화를 심고 시민이 즐겨 찾는 여가 공간으로 가꾼다.

지하화를 추진하는 영동대로, 국회대로, 경부고속도로의 구간 상부는 정원으로 꾸며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오 시장은 "직원 아이디어로 프랑스 그린폴 골목정원처럼 나무를 심기 어려운 좁은 골목에 덩굴장미 같은 등반식물을 가꾸는 '그린폴'을 설치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동네 골목길이 아름답게 잘 관리된다면 쓰레기 무단투기나 각종 범죄도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 전역의 단절된 녹지를 연결하고 정비하는 대규모 사업인 '서울초록길'을 하반기부터 추진해 2026년까지 총 2천63㎞의 녹색네트워크로 만든다.

기존에 8개 코스였던 서울둘레길은 21개 코스로 나눠 짧고 다양한 구간으로 개선한다.

접근성 향상을 위해 지하철과 연결되는 구간도 기존 17개소에서 49개소로 늘린다.

또 광화문에서 노들섬을 거쳐 노량진까지 약 10㎞ 국가상징가로를 조성해 서울에서 가장 긴 '가로정원'을 만든다.

그늘이 없어 시민이 오래 머물기 힘들었던 서울광장은 선호도가 높은 소나무 숲으로 꾸민다.

덕수궁길 한쪽 보도에 잔디길과 조경·휴식시설을 만드는 '그린웨이 사업'도 추진한다.

서울 마을정원 2천곳·2천㎞ 초록길 조성…"5분 거리에 공원"(종합)
옥상, 벽면, 고가 하부, 지하 실내에도 공간의 특성에 맞게 크고 작은 입체정원을 만든다.

삭막한 지하역사 공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아래숲길'을 2026년까지 3곳 조성하고 민간 옥상정원 조성·개방 사업지는 연내 12개소에서 2026년까지 48개소로 확충한다.

오 시장은 "파란 하늘 보기가 쉽지 않은 빌딩숲에는 민간개발 사업에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를 높여주는 방식으로 건물 키를 높이고 개방형 녹지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의 도심 속 공중정원인 미야시타공원과 메구로하늘공원을 소개하면서 "도시환경이 서울과 유사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시범사업 대상지를 찾고 있다.

규모가 큰 옥상에는 수준 높은 정원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또 세운상가 녹지공원 조성 사업을 언급하며 "건물을 더 높이 지을 수 있게 하면서 창경궁과 종묘 앞에 50∼70m 폭의 녹지가 연결되면 문화재가 더 돋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문화재청장에게 문화재 인근이라도 필요에 따라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건의한 바 있다.

외곽의 산과 한강, 가까운 지천은 생태정원으로 가꾼다.

남산야외식물원 주변에 숲박물관을 조성하고 2026년까지 보상이 완료된 공원부지 총 93곳(95만㎡)은 훼손지 식생을 복원해 생활밀착형 공원으로 만든다.

남측 둘레길에는 보행데크와 전망데크, 친환경 스카이웨이를 설치해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게 한다.

도심 하천을 생태·여가 명소로 조성하는 '물의 정원' 사업을 올해 불광천, 여의천, 묵동천, 정릉천 4곳에서 시범 추진한다.

한강공원은 여의도·서래섬·뚝섬·잠실에 꽃의 정원을, 강서·암사·고덕에 생태정원을 각각 조성한다.

월드컵공원을 비롯한 기존 대형공원들은 연령대별로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한 명소로 재편한다.

노을공원의 경우 친환경 목조 전망탑과 글램핑장을 설치한다.

송현동, 마곡3지구 외에 하늘공원, 창포원, 율현공원, 보라매공원 총 6곳에 거점형 꽃정원을 만들고 서대문구 백련산 78만㎡ 부지에는 테마형 복합힐링 공간을 조성한다.

올해 앵봉산 캠핑장이 새로 문을 열고 천왕산 캠핑장은 확대 개장하는 등 근교산 캠핑장, 휴양림 등 여가시설을 확충한다.

시민과 기업을 대상으로 '내 나무 갖기 프로젝트'도 시작한다.

시는 서울정원박람회를 올해부터 두 달간 월드컵공원 하늘공원에서 확대 개최한다.

내년에는 유명 해외작가들의 수준 높은 정원을 볼 수 있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뚝섬한강공원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간 열 예정이다.

오 시장은 "공원녹지가 도시계획에 우선하는 '녹색 우선 도시'를 선언한다"며 "2026년까지 약 6천800억원을 투입해 수천만 송이의 꽃과 수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시민 누구나 사는 곳의 5분 거리에서 녹지공간을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