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파괴' 우크라서 스타링크 효과 입증…"中, 일대일로와 연계 가능성"
中, '美 스타링크 대항마' 구축 안간힘…"발사로켓이 관건"
미국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덕분에 위성 인터넷망 분야에서 앞서가는 가운데, 중국이 이에 대항해 자체 망을 갖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아직 발사 로켓 등 기술적 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정보통신 기반 시설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스타링크 덕분에 우크라이나의 초고속 인터넷이 유지되는 것을 보며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것이다.

또 중국군 연구진들은 향후 위성 발사 증가에 따라 주요 궤도가 붐비게 될 가능성을 고려해 서둘러 위성군을 배치할 것을 주장해왔고, 중국의 사막·산지 등 지형을 고려했을 때도 위성 인터넷망은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은 새로운 위성 발사장을 건설 중이고, 민영·국영기업들이 새롭게 가세하며 위성 산업이 확장하고 있다.

스타링크의 급속한 성장에는 저비용으로 대량의 위성을 운반할 수 있는 '팰컨9' 로켓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베이징 톈빙(天兵) 과기유한공사는 팰컨9와 비슷하게 한 번에 최대 60개의 위성을 실을 수 있는 로켓을 개발 중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처음으로 액체연료 로켓을 궤도로 쏘아 올리며 주요 진전을 이루기도 했다.

그윈 쇼트웰 스페이스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달 초 "중국도 스타링크를 구축하고 싶어 하지만 중국에는 재활용할 수 있는 운반 로켓이 없다"면서도 "매우 빨리 갖추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홍콩에 소재한 중국 우주산업 관련 기업 타이쿵(太空)자문의 블레인 쿠르시오는 "2년 이내에 중국의 운반 로켓 적재량이 2배로 느는 게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이 2020년 4월 위성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국가적 우선 과제로 선정했으며, 그해 중국 측이 유엔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적어도 7천808개에 이르는 위성군 2개를 발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하버드대 천문학자 조너선 맥도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발사한 위성은 182기로 미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아직 한계가 있다.

스페이스X의 경우 4년여간 약 4천기의 위성을 궤도에 올렸고, 지난 19일 올해 들어 17번째 스타링크 관련 발사를 통해 22개 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린 상태다.

한편 일부 연구진들은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세계 위성 시장에서 미국의 우위를 위협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과 위성 초고속 인터넷 사업을 연계할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에 디지털 인프라 시설 구축을 의존하고 있는 파키스탄·이집트 등은 중국 인터넷망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이 경제적 영향력을 활용해 각국에 미국 서비스를 쓰지 말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CSIS는 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