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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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하순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에 달한다. 아직 5월이지만 여름 테마주로 꼽히는 에어컨, 빙과류 등 기업의 주가는 벌써부터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폭염이 아시아권 전역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이 많고 생산이 뒷받침되는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형가전업체와 빙과류, 편의점 등의 주가가 이번 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5월부터 폭염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이 기대되는 곳들로 수급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역대급 무더위 온다"…벌써부터 펄펄 끓는 '폭염株'
대표 빙과류주로 꼽히는 빙그레 주가는 이번 달 들어 15% 올랐다.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며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향 냉동제품 수출 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에어컨·선풍기 등 소형 가전 업체들의 주가도 이달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에어컨 제조업체인 위니아가 무려 18.73% 뛰었고, 종합가전 생산·판매업체인 신일전자(6.6%), 창문형 에어컨 판매업체인 파세코(5.6%) 등이 모두 상승세다.

이들 주가가 오른 배경에는 벌써부터 유난히 더운 날씨가 있다. 지난 16일 강릉이 섭씨 35.5도까지 치솟은 데 이어 울진 34.9도, 속초 34.4도까지 오르며 5월 기온으로는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프리카' 대구도 33.6도까지 오르며 열대야가 관찰되기도 했다.

증권가는 이상 고온 현상이 아시아권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국 남서부 윈난성은 이달 중순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중국 베이징과 톈진 등 역시 15~16일 35도까지 올랐다. 베트남도 이달 초 44도까지 오르며 5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따라서 아시아권 수출이 많고 생산이 뒷받침되는 폭염주들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과일 농축액, 커피 베이스 등을 만드는 흥국에프엔비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이번 달 내내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흥국에프엔비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59억원, 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4%, 132% 늘었다. 중국 수출 역시 6월부터 신제품 판매가 예고되어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 회사에 대해 "2분기부터는 최대 계절 성수기인 여름이 시작되며 전망을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실적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빙그레 또한 해외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종목이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계절성을 감안할 때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은 의미가 깊다"면서 "수출 확대 추이도 처음으로 두 자리(14%) 상승세를 보인 만큼 음식료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