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클래스 A∼H에 70여대 공개
현대차 'N 비전 74' 콘셉트카 전시…롤스로이스 전기차도 인기

매년 4∼5월 이탈리아 북부 코모호수 인근 호텔 빌라 데스테에서는 9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클래식카 모터쇼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가 열린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가 주최하는 이 행사에는 매년 전 세계 부호들이 참여해 자신들이 보유한 유서 깊은 클래식카를 대중에 공개한다.

동시에 완성차업체들도 회사의 역사와 미래 비전이 담긴 콘셉트카 전시에 나선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20일(현지시간) 참가 브랜드나 차량 출품자들이 초청한 사람들만 입장할 수 있다는 빌라 데스테 행사를 직접 찾았다.

올해에는 차량 특성별로 클래스가 A에서 H까지 나뉘어져 70여개 차량이 전시됐다.

또 콘셉트카와 이륜차 전시 공간도 따로 마련됐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입구를 지나 오솔길을 걷다 보니 주최 측인 BMW의 고성능 M 시리즈들이 형형 색깔을 띠고 관람객들을 맞았다.

길을 건너니 현대차의 'N 비전 74'가 전시된 콘셉트카 전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이 공간에는 부가티의 마지막 16기통 엔진 모델인 W16 미스트랄과 중국 홍치의 스포츠카 모델 S9 콘셉트, 일본 디자이너 켄 오쿠야마가 디자인한 KODE61 버드케이지, 현대차의 N 비전 74,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파가니 후에이라가 천막 안에서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나란히 전시된 S9 콘셉트와 KODE61 버드케이지, 현대차의 N 비전 74는 '콘셉트카 한중일전'을 방불케 했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이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은 N 비전 74였다.

현대차는 앞서 열린 자사 헤리티지 브랜드 플랫폼 '현대 리유니온' 출범 행사에서 포니 쿠페 콘셉트 복원모델과 N 비전 74를 최초 공개했다.

물론 외형 면에서는 다른 콘셉트카보다 다소 평범해 보였지만, 차량에 배터리 모터와 수소연료전지 등 전동화 비전을 넘은 첨단기술이 탑재됐다는 설명이 나오자 관람객들은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들며 관심을 표했다.

특히 N 비전 74가 영감을 받은 포니 쿠페 콘셉트 모델을 복원한 조르제토 주지아로 디자이너가 한동안 전시 공간에 머물며 관람객에게 직접 차량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인 마띠아 씨는 N 비전 74를 본 후 "현대차라는 브랜드를 잘 몰랐는데 이렇게 역사가 길 줄 몰랐다"며 "콘셉트카지만 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차량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이날 행사장의 또 다른 '스타'는 영국 고급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전기차 스펙터였다.

롤스로이스의 창립자 중 한 명인 찰스 롤스는 1900년 전기차가 매연이나 진동이 없다는 점을 이유로 롤스로이스가 전면 전기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이러한 예상은 스펙터의 등장으로 120여년이 지나 실현됐다.

일단 외관은 판테온 그릴이나 매끄러운 루프라인 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현지 직원으로부터 '250만㎞에 달하는 주행시험을 거친 결과 내연기관차와 동일하거나 뛰어난 동력성능을 갖춘 것이 증명됐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지난 3월 한국을 찾는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밝히면서 스펙터를 아시아 중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시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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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1920∼1930년대 출시된 클래식카들이 전시된 클래스 A와 클래스 B는 사진 찍는 사람들로 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붐볐다.

특히 차를 출품한 차주들은 차의 역사를 설명하며 관람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혹시나 차가 비에 맞을까 봐 시트에 우산을 펴놓고 수건을 들고 차를 닦는 차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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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680 모델을 출품한 차주는 관람객들에게 "6기통 엔진을 갖추고 1928년 출시된 희귀한 차"라며 "(전설적 레이서) 루돌프 카라치올라가 이와 비슷한 차를 타고 뉘르부르크링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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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1960년대 출시된 포르쉐와 페라리 경주차들이 줄지어 전시된 클래스 D도 큰 인기였다.

특히 1995년과 1996년 BMW V12 엔진을 탑재하고 르망 24시간 경주에서 연이어 우승한 맥라렌 F1 GTR이 전시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경연에 참여하는 차들이 관람객 사이로 호수 옆길을 지나는 퍼레이드도 벌어졌다.

N 비전 74는 21일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센터장이 직접 운전해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이날 전시장에는 현대차 리유니온 행사 참석차 이탈리아를 찾은 정의선 회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콘셉트카 전시장에서 후에이라 직원에게 "훌륭한(Excellent) 차"라고 말하며 내부 시트 등을 상세히 물어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소감을 묻는 말에 "멋진 차들이 참 많다"라고 답했고, N 비전 74가 제일 멋있다는 한 관람객의 말에는 "고맙다"라고 인사한 뒤 전시장을 떠났다.

伊코모호수서 펼쳐진 클래식카 향연…콘셉트카 한중일전 눈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