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모든 읍·면에서 영농폐기물 수집 경진대회 개최
농약병·폐비닐 어떻게 모을까…수집 경진대회 여는 창녕군 주목
지난 17일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체육공원에 농약 빈 병, 다 쓴 농약 봉지 등 영농 쓰레기가 한가득 모였다.

남지읍 38개 마을 주민이 논밭에서 스스로 수거해 온 영농폐기물이다.

이날 하루 남지읍에서 모인 영농폐기물은 약 5t.
한국환경공단은 무게를 잰 뒤 농약 빈 병은 1㎏에 1천600원, 농약 봉지는 1㎏에 3천680원씩 수거 보상금을 지급한다.

한국환경공단과 별도로 남지읍은 예산 250만원으로 수거 장려금을 준다.

영농폐기물을 많이 모은 마을 순으로 10만∼50만원씩 받는다.

마을 행사나 경조사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돈이다.

이맘때 창녕군 읍·면에서 순차적으로 열리는 '영농폐기물 수집 경진대회' 모습이다.

창녕군 14개 모든 읍·면 마을이 참여한다.

창녕군은 '경진대회'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다른 농촌지역보다 영농폐기물 수거에 적극적이다.

창녕군은 마늘·양파 주산지다.

농약병·폐비닐 어떻게 모을까…수집 경진대회 여는 창녕군 주목
마늘 재배 전국 1위, 우리나라에서 양파를 처음 재배한 곳이 창녕군이다.

마늘, 양파 재배에는 비닐이 많이 필요하다.

지표면에 검은 비닐을 깐 후 구멍을 뚫고 양파, 마늘 씨앗을 심는다.

'멀칭'(mulching)이라 부르는 이 방법은 식물이 건조하거나 밟히지 않게 하고, 잡초 번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다 보니 다른 작물을 재배할 때보다 창녕 농민들은 비닐을 많이 쓴다.

시설하우스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영농폐기물 발생이 계속 증가한다.

지난해 폐비닐 3천75t, 농약 용기 70t이 창녕군 1곳에서만 발생했다.

과거에는 폐비닐이나 농약 빈 병을 논밭에 방치하거나 태워 처리했다.

그러나 창녕군이 10여년 전부터 수집 경진대회를 열면서 농촌이 깨끗해지고 자원 재활용까지 가능해졌다.

엄영빈 창녕군 환경위생과 자원순환팀 주무관은 "경진대회를 하면서 환경도 좋아지고, 영농 쓰레기도 '돈이다'는 인식이 지역민들에게 생기면서 경진대회가 모든 주민이 참여하는 '농촌문화'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