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기존 전망치 1.6% 대비 내림폭 관건 물가 상숭률 전망치 조정 놓고는 전문가 의견 엇갈려
한국은행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예고해 오는 25일 내놓을 수정 경제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로 1.7%를 제시했다가 지난 2월 공개된 수정 경제전망에서 1.6%로 낮췄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시 지난 4월 회의 직후 의결문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다시 0.1∼0.2%포인트(p) 낮춘 1.4∼1.5%를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 회복세가 둔화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필요성은 있지만, 지나친 하향조정은 오히려 금리 인하 필요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연구원의 올해 전망치가 1.4%인데 한은 (수정) 전망치도 이에 근접할 것 같다"면서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고금리·고물가 부담으로 소비 회복세는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 역시 "반도체 등 수출 경기 및 글로벌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1.4%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고 밝혔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제연구소장은 "1.6%에서 1.5%로 낮추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주기에 애매한 측면이 있다"면서 "1.4%로 낮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반도체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면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 회복에 따른 국내 경기 회복이라는 상저하고 전망 틀은 유지할 것"이라며 1.5%로 소폭 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성장률 전망치를 많이 내리면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니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면서 "내린다면 0.1%포인트 낮춘 1.5%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5%는 국내외 기관들 사이에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달 4일 내놓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고, IMF는 같은달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민간 연구소인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역시 이달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해 1.5%를 제시했다.
한국금융연구원(1.3%),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1%), 일부 해외투자은행 등은 우리 경제가 올해 1.5%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3.5%) 조정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공공요금 인상 등이 예고된 상황인 만큼 한은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대 후반으로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최근 물가 안정세 등을 근거로 오히려 낮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LG경영연구원 조 위원은 "(2분기 전기) 요금 인상 정도로 한국전력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교통비 등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 중이거나 예고된 상황이라서 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이번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노무라증권 박 이코노미스트, 키움증권 안 선임연구원은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 3.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물가 상승률이 한은 전망치인 3.5%보다 높았으니 연중으로 3.5%가 되려면 앞으로 3%대 초반 내지 2%대 후반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면서 "최근 물가 상승폭 자체는 낮아지고 있지만 근원물가는 쉽게 잡히지 않는 모습인 만큼 한은이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내리더라도)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 소장은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면서 "한은이 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0.1∼0.2%포인트 낮게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 실장도 "4월 물가 상승률이 3.7%로 너무 잘 나왔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기존 예상보다 물가 경로가 낮아질 것 같다.
갑자기 유가가 뛰거나 그러지 않는 이상 올해 전망치를 3% 초반대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