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음저협 "방송에 쓰이는 음악, 사용한 곡 수대로 정산해야"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이하 한음저협)가 방송음악 저작권의 공정하고 투명한 징수와 분배를 위해 곡별 정산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곡별 정산제도란 방송에 1곡의 음악을 사용하기 위해 방송사가 지불하여야 할 저작권료가 얼마인지를 정한 후, 방송사가 사용한 음악의 수량에 따라 저작권료를 정산하는 제도다. 즉, 저작권료를 '곡당 저작권료 × 사용 곡 수'의 방식으로 계산하는 정산방식을 말한다.
기존의 방송음악 분야의 저작권료는 포괄계약 또는 블랭킷 계약이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정산이 되어왔다. 이는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처럼 방송사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는 대신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음악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한음저협에 따르면 국내에서 실시되고 있는 포괄계약의 경우 실제 음악 사용과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음악저작물 관리비율'이 산정식에 포함되어 있어 투명한 정산과 분배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음악저작물 관리비율을 정확히 산출하기 위해서는 한음저협의 관리저작물 이용횟수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 사용되는 모든 저작물 데이터를 수집해야 가능한데, 방송사 측에서 이러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KCL의 김범희 변호사는 "음악저작물 관리비율과 관련한 소송을 여러 차례 담당해왔지만, 법원과 변호사들조차 음악저작물 관리비율을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음저협은 방송사들의 자료 제출 문제는 결국 저작권료 분배 문제를 낳게 된다고 주장했다. 방송사들이 방송에 사용한 음악저작물 이용내역을 신탁단체에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 신탁단체는 저작권료를 제대로 분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최근 이사회 의결을 통해 도입이 결정된 곡별 정산제도가 시행되면 방송사가 실제 사용한 음악의 종류와 수량을 제대로 통보할 수밖에 없어, 저작권료 분배가 지금 보다 월등히 공정해지고 투명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