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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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3곳 모두 부화 실패…원인 알 수 없고 2차 부화도 안 하는 듯
할리우드 액션으로 유명한 꼬마물떼새가 올해 봄 깊은 슬픔에 빠졌다.
4월부터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의 모래톱에서 사랑의 결실로 알을 낳고 부화에 들어갔던 꼬마물떼새가 끝내 사랑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번 봄 기자는 강릉에서 꼬마물떼새의 둥지 3곳을 관찰했으나 모두 부화에 실패했다.
봄이 되자 이곳을 찾은 꼬마물떼새들은 서로 자신에 맞는 짝을 찾은 뒤 모래밭에 움푹하게 파인 사발 형태의 둥지를 만들고 짝짓기를 해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
여러 곳의 후보지를 찾다가 모래톱 한가운데로 둥지를 선정했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그곳에 알을 3개 낳아 품기에 나섰다.
포란 기간은 약 25일로 알려져 있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아지랑이가 생길 정도의 햇볕이 강할 때는 그늘을 만들고, 비가 올 때는 비를 쫄딱 맞으며 정성껏 알을 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처럼 비가 오거나, 거센 바람이 불어 모래가 심하게 날려도, 뜨거운 햇볕이 쨍쨍 내리쫴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정성껏 알을 품고, 그러다 서로 교대를 하는 등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포란 중에도 두리번거리며 사방 경계를 한시도 늦추지 않았다.
낚시꾼 등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둥지를 들키지 않으려고 재빠르게 벗어나고 날개를 다친 행동을 하며 관심을 둥지에서 돌리는 등 온통 부화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새끼가 위험에 처하거나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관심을 끌어 이를 모면하려는 의태 행동이다.
강릉에서 대형산불이 나고 계속 바쁘게 며칠을 보낸 뒤 부화를 며칠 앞둔 어느 날 둥지를 찾았을 때 둥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직 부화 기간이 며칠 남아 있는 데다 주변에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어미 꼬마물떼새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으로 보아 이 부부는 부화에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
이 모래밭에서는 이곳 둥지와 40여m 정도 떨어진 곳에 또 다른 둥지가 비슷한 시기에 관찰됐다.
그러나 발견 당시 4개의 알 가운데 1개가 둥지 밖으로 나와 있고 꼬마물떼새 부부도 알 품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떤 이유에서인지 둥지를 버린 것으로 보였다.
이곳은 수풀과 접해 있어 까치나 까마귀, 뱀, 수달, 고양이, 유기견 등에 의해 알이 손을 탄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 후 몇차례 알 품기 여부를 지켜봤으나 꼬마물떼새는 결국 둥지를 찾지 않았다.
2곳의 둥지가 모두 부화에 실패하면서 이곳 모래밭에서 꼬마물떼새이 시끄럽게 지저귀는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꼬마물떼새는 부화에 실패할 경우 대부분 2차 부화에 들어가지만 이후 이곳에서 그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남대천과 멀리 떨어진 경포호 인근 하천 한쪽에 4개의 알을 낳고 부화하던 꼬마물떼새 부부도 이번 봄 부화에 실패했다.
1∼2차례 많은 비가 오면서 둥지가 물에 잠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둥지와 알은 완벽한 보호색을 하고 있어 발견하기도 힘들고 몇 해 전에도 안전하게 새끼를 낳은 곳이어서 물에만 잠기지 않으면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도 알이 모두 사라지고 둥지는 훼손돼 있었다.
이곳 역시 사람의 접근은 매우 어렵지만 까치나 까마귀, 고양이, 수달 등의 접근은 매우 쉬운 곳이어서 이들에게 습격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둥지를 잃은 꼬마물떼새는 하천을 벗어나 인근의 모내기가 한창인 논 상공을 날아다니며 울어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 소리가 왠지 슬프게 들렸다.
도요목 물떼샛과의 꼬마물떼새는 봄에 한국에 날아와 10월까지 지내고 나서 동남아로 가는 여름 철새로 몸길이 16cm, 날개길이 10.5∼12cm, 꽁지 길이 5.5∼6.5cm, 몸무게 0.03∼0.04kg로 매우 작은 새다.
특히 천적이 알을 낳은 둥지 가까이 오면 날개나 다리를 다친 듯한 의태 행동을 해서 천적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유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까워지면 날개를 축 늘어뜨리고, 때로는 다리를 질질 끄는 등 다친척하며 할리우드 액션까지 선보인다.
/연합뉴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1_i_P4.jpg)
4월부터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의 모래톱에서 사랑의 결실로 알을 낳고 부화에 들어갔던 꼬마물떼새가 끝내 사랑의 결실을 보지 못했다.
이번 봄 기자는 강릉에서 꼬마물떼새의 둥지 3곳을 관찰했으나 모두 부화에 실패했다.
봄이 되자 이곳을 찾은 꼬마물떼새들은 서로 자신에 맞는 짝을 찾은 뒤 모래밭에 움푹하게 파인 사발 형태의 둥지를 만들고 짝짓기를 해 사랑의 결실을 보았다.
여러 곳의 후보지를 찾다가 모래톱 한가운데로 둥지를 선정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2_i_P4.jpg)
포란 기간은 약 25일로 알려져 있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아지랑이가 생길 정도의 햇볕이 강할 때는 그늘을 만들고, 비가 올 때는 비를 쫄딱 맞으며 정성껏 알을 품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처럼 비가 오거나, 거센 바람이 불어 모래가 심하게 날려도, 뜨거운 햇볕이 쨍쨍 내리쫴도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정성껏 알을 품고, 그러다 서로 교대를 하는 등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포란 중에도 두리번거리며 사방 경계를 한시도 늦추지 않았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3_i_P4.jpg)
이는 새끼가 위험에 처하거나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관심을 끌어 이를 모면하려는 의태 행동이다.
강릉에서 대형산불이 나고 계속 바쁘게 며칠을 보낸 뒤 부화를 며칠 앞둔 어느 날 둥지를 찾았을 때 둥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직 부화 기간이 며칠 남아 있는 데다 주변에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어미 꼬마물떼새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으로 보아 이 부부는 부화에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4_i_P4.jpg)
그러나 발견 당시 4개의 알 가운데 1개가 둥지 밖으로 나와 있고 꼬마물떼새 부부도 알 품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어떤 이유에서인지 둥지를 버린 것으로 보였다.
이곳은 수풀과 접해 있어 까치나 까마귀, 뱀, 수달, 고양이, 유기견 등에 의해 알이 손을 탄 것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어 안타까웠다.
그 후 몇차례 알 품기 여부를 지켜봤으나 꼬마물떼새는 결국 둥지를 찾지 않았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5_i_P4.jpg)
꼬마물떼새는 부화에 실패할 경우 대부분 2차 부화에 들어가지만 이후 이곳에서 그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남대천과 멀리 떨어진 경포호 인근 하천 한쪽에 4개의 알을 낳고 부화하던 꼬마물떼새 부부도 이번 봄 부화에 실패했다.
1∼2차례 많은 비가 오면서 둥지가 물에 잠기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둥지와 알은 완벽한 보호색을 하고 있어 발견하기도 힘들고 몇 해 전에도 안전하게 새끼를 낳은 곳이어서 물에만 잠기지 않으면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도 알이 모두 사라지고 둥지는 훼손돼 있었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6_i_P4.jpg)
둥지를 잃은 꼬마물떼새는 하천을 벗어나 인근의 모내기가 한창인 논 상공을 날아다니며 울어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 소리가 왠지 슬프게 들렸다.
도요목 물떼샛과의 꼬마물떼새는 봄에 한국에 날아와 10월까지 지내고 나서 동남아로 가는 여름 철새로 몸길이 16cm, 날개길이 10.5∼12cm, 꽁지 길이 5.5∼6.5cm, 몸무게 0.03∼0.04kg로 매우 작은 새다.
특히 천적이 알을 낳은 둥지 가까이 오면 날개나 다리를 다친 듯한 의태 행동을 해서 천적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유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까워지면 날개를 축 늘어뜨리고, 때로는 다리를 질질 끄는 등 다친척하며 할리우드 액션까지 선보인다.
![[유형재의 새록새록] '할리우드 액션' 꼬마물떼새의 슬픔에 빠진 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AKR20230517100500062_07_i_P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