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라이칭더, 대만민의기금 여론조사서 허우유이·커원저에 앞서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대선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은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승리해 차기 총통이 되더라도 대만의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17일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라이 후보는 전날 저녁 대만 국립정치대학교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자신의 '대만 독립에 관한 실용적 접근법'에 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대만 여당 대선후보 "당선돼도 독립선언 안해…이미 주권국가"
라이 후보는 "대만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면서 "그 개념(대만 독립)은 이미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일부가 아니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만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게 되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면서 집권하게 되면 자신의 행정부에서 대만 독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이 후보는 민진당이 1999년 '대만 미래에 관한 결의'를 통해 양안 관계에 입장을 밝힌 사실을 상기시켰다.

민진당의 '대만 미래에 관한 결의'는 대만은 중화민국이라는 국호를 가진 주권 독립국가이기 때문에 독립을 선언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또 '미국 정부는 라이 후보가 대만 독립을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대만은 이미 독립 국가이며 (그 문제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라이 후보는 중국이 지난해 8월 2∼3일 당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대만 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그러한 군사행동이 민진당이나 낸시 펠로시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중국 자신과 관련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은 양안 사람들의 복지를 향상하려는 목표에 기반을 두고 중국과의 협력을 논의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라이 후보는 대만은 중국과의 협력 기회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상호 이해와 화해, 발전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정치 분석가들은 라이 후보의 이러한 양안 관련 발언에 대해 강경한 대만 독립파라는 이미지를 희석하면서 중국에 대해 대화 의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한다.

중국은 라이 후보를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대만 독립파로 여기고 있다.

앞서 라이 후보는 지난달 23일에도 한 연설에서 "대만해협은 대만과 중국이 공존하고 형제로서 함께 발전할 만큼 매우 넓다"고 말한 바 있다.

라이 후보는 총통 후보 여론조사 결과 제1야당인 국민당과 제2야당 민중당의 총통후보인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 시장 및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보다 앞서 달리고 있다.

대만민의기금(TPOF)이 지난 8∼9일 대만의 성인 남녀 1천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라이 후보는 35.8%의 지지율로 국민당 허우 후보(27.6%) 및 민중당 커 후보(25.1%)를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대만의 차기 총통 선거는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대만의 차기 총통은 내년 5월 20일 차이잉원 현 총통의 뒤를 이어 임기를 시작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