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스프린터·사슴의 왕
▲ 스프린터 = 0.01초로도 승부가 갈리는 '육상의 꽃' 100m 달리기 국가대표가 되려는 이들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데뷔작 '수색역'(2016)으로 주목받은 최승연 감독의 작품으로,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됐다.

영화는 은퇴가 코앞인 30대 노장 현수(박성일 분)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정호(송덕호), 몇 년간 기록이 정체된 고교생 유망주 준서(임지호) 3명의 스프린터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들은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를 두고 출발선에 나란히 서게 된다.

세 사람의 이야기는 인생이라는 레이스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이들에게 울림을 주기 충분하다.

현수는 한때 대한민국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곤 했던 선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빛나던 시간은 끝났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그는 '무소속'으로 열 살 이상 어린 학생들과 경쟁한다.

자존심이 강한 정호는 자신을 이겨보려는 팀원들에게 지고 싶지 않다.

기록은 생각만큼 나오지 않고, 결국 약물의 도움을 받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고등학교 육상부에서 뛰는 정호는 갑자기 팀이 없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덜컥 겁이 난다.

뛰는 것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국가대표가 돼 육상부를 지키려 맹연습에 들어간다.

최 감독은 "뭔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다.

지금 내 모습이나 과거 혹은 미래가 될 수도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고, 직장을 다니다가 은퇴한 사람이든 어린 친구들이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오는 24일 개봉. 87분. 12세 관람가.

[새영화] 스프린터·사슴의 왕
▲ 사슴의 왕 = 그림체에서 묘하게 '지브리 감성'이 느껴지는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대표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모노노케 히메'(2003) 작화 감독 안도 마사시가 연출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나와 '너의 이름은.'(2017) 등의 작화를 담당하기도 했던 그는 '사슴의 왕'에서 작화와 연출을 모두 맡았다.

스토리 역시 판타지 요소가 가득한 지브리 작품과 닮았다.

가상의 중세 제국이 배경이며, 최강의 전사였다가 전투에서 패한 뒤 노예로 전락한 남자 '반'이 주인공이다.

소금 광산에 갇혀 있던 그는 온 나라를 초토화한 들개 떼의 습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어린 소녀 유나와 함께 도망친다.

이들을 천재 의사 홋사르가 쫓는다.

들개에게 물리고도 미지의 전염병 미차르가 발병하지 않은 반에게서 병을 고칠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여기에 이해관계가 얽힌 다른 인물들까지 합세하면서 잠시나마 평화롭던 반의 일상은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일본 판타지물 작가 우에하시 하오코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일본에서 누적 판매 250만부를 넘긴 인기 소설로 코로나19 확산 당시 세계의 모습이 엿보인다는 평을 들었다.

원작 팬이라면 상상만 했던 캐릭터와 제국의 모습을 애니메이션으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듯하다.

다만 두 권 분량의 소설을 2시간짜리 영화로 옮기다 보니 일반 관객은 세계관과 용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오는 25일 개봉. 113분. 12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