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비판 익명 트윗으로 20년형 구호단체 직원…미 법원에 소송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실책을 익명 트위터에서 비난하다 징역형을 살고 있는 적신월사 직원의 가족이 트위터 직원들이 가족의 개인정보를 사우디에 넘겼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관련자들을 미국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사우디 적신월사 직원인 압둘라흐만 알사드한은 2018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직장에 들이닥친 사복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트위터, 사우디 반체제인사 체포 도와" 수감자 가족 소송
그가 익명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의 경제 정책 등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는 것이 체포 이유였다.

2021년 사우디 반테러 법정은 알사드한에게 테러를 도운 혐의 등으로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그가 익명 트위터 계정으로 글을 올렸는데 사우디 정권이 그를 어떻게 찾아냈는지가 미스터리였다.

하지만 미국에 거주하는 사우디-미국 이중국적자인 여자형제 아리즈는 2019년 트위터 직원들이 사우디에 트위터 이용자 정보를 넘기다 적발된 사건에 주목했다.

미국 시민권자로 트위터 중동지부 미디어 협력 매니저를 지낸 아마드 아부아모가 미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사우디 정부에 협력한 혐의로 사건이다.

당시 수사 결과 트위터에서 엔지니어로 일한 사우디 국적자 알리 알자바라가 트위터 이용자들의 IP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담긴 데이터에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부아모는 작년 여름 궐석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아리즈는 알사드한과 함께 트위터와 사우디 정부, 아부아모를 비롯한 관련자 등을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아리즈는 사우디 정부와 트위터가 범죄 집단이나 기업의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리코법(RICO)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리코법은 2020년 미국 정부가 중국의 화웨이를 부패 혐의 등으로 기소할 때 적용한 법이기도 하다.

아리즈는 소장에서 사우디가 불법적으로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고 납치, 고문하거나 살해하는 등 탄압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는 이와 같은 사우디 정부에 협력자들이 수천명의 이용자 개인 정보를 넘기게 했다고 아리즈는 비난했다.

또한 그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2015년 트위터에 사우디의 첩자가 있다고 알렸으나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리즈의 소송을 도운 비영리단체 '프리덤 이니셔티브'의 안드레아 프라소우 국장은 "미국 국민이 사우디의 깡패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것을 안다"라면서도 "하지만 아리즈는 다른 선택권이 없다.

미국 법원이 이들에게 정의를 구현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