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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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상위 1%’의 기준이 1240만달러(약 166억원)인 나라가 있다. 당일치기 여행을 할 수 있는 지중해의 작은 도시국가지만, 내노라 하는 억만장자들을 주민으로 둔 국가. 모나코 공국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는 ‘2023 자산 보고서’를 발행하고 25개 국가의 순자산 상위 1% 진입 기준을 발표했다.

모나코는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인 스위스와 3위 호주는 각각 상위 1% 최소 금액이 660만달러(약 88억원)와 550만달러(73만달러)였다. 모나코의 절반 수준이다. 미국은 510만달러가 상위 1% 최소 기준으로 집계됐다.

모나코는 경관이 아름답고 소득세와 증여세가 없다. 또한 해외 기업에서 일하는 데 제한도 없다.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의 부호들이 몰리는 이유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전을 펼치는 영국 갑부 짐 래트클리프, 미국 ‘약국왕’인 스테파노 페시나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 회장 같은 억만장자가 모나코 시민이다.

모나코와 다른 나라들 간의 순자산 기준 격차는 2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2021년 모나코의 상위 1% 진입 기준은 790만달러였다. 2년 만에 57%가량 오른 것이다. 2021년 스위스의 상위 1% 진입 기준은 510만달러, 미국은 440만달러였다.

블룸버그는 “연구 결과는 팬데믹과 치솟는 생활비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의 격차를 얼마나 벌리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모나코의 상위 1% 기준은 필리핀(5만7000달러)의 200배 이상이어서다. 케냐(2만달러) 대비로는 620배다.

아시아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등이었다. 싱가포르의 순자산 상위 1% 진입 기준은 350만달러(약 47억원)로 홍콩(340만달러)을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이번 조사에 우리나라는 포함되지 않았다.

중동에서는 두바이를 품은 아랍에미리트(UAE)가 160만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브라질이 43만달러로 가장 높았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전 세계 500대 부자들의 순자산은 올 들어 약 6000억달러(804조원) 불어났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