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도 방문…젊은 층에 인기
"구성·규모·수준 모두 최상" 호평
전시 2주 연장…내달 4일까지

최근 미술계의 눈 밝은 평론가와 큐레이터들 사이에 도는 이야기다.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하는 과정에 있는 한국 화가의 전시가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의 대규모 전시보다 좋다니. 두 전시를 모두 본 관람객 중에는 이런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이 많다. 원계홍전의 구성과 규모, 작품 수준 모두 최상급이란 평가가 나온다.

원계홍(1923~1980)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독학파’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 1978년 55세가 돼서야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는 성공적이었고,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이듬해 공간화랑에서 두 번째 전시를 열었다. 1980년에는 제3회 중앙미술대전에 초대작가로 작품을 출품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펼치려고 했던 그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등졌다. 그의 나이 고작 57세였다.
원계홍과 호퍼의 작품을 함께 거론하는 사람이 많은 건 두 화가가 그린 주제와 표현 방식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도시의 일상적 장면들을 그린 호퍼처럼 원계홍도 서울의 평범한 골목과 집을 화폭에 담았다. ‘홍은동 유진상가 뒷골목’(1979) ‘수색역’(1979·첫 사진)‘장충동 1가 뒷골목’(1980) 등이 대표적이다. 복잡한 묘사보다는 단순한 터치로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 구도의 완성도가 매우 높은 점, 왠지 모를 고독이 느껴진다는 점 등이 비슷한 부분으로 꼽힌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