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와 함께 초대받아…"외교관계 개선 노력 약화" 비판 나와
아일랜드 총리 동성 파트너, 英대관식 참석중 SNS에 조롱글 올려
영국 찰스 3세 대관식에 참석한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의 동성 파트너가 예식 절차를 조롱하는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여럿 올린 사실이 드러나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버라드커 총리의 동성 파트너인 매튜 배럿은 총리와 함께 초대받아 지난 6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찰스 3세의 대관식에 참석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대관식 관련 게시물을 여럿 올렸다.

해당 계정은 지인 등 팔로워 350명이 있는 개인 계정으로 알려졌다.

배럿은 VIP용 차량을 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하다가 "XX 내가 영국 왕이 된 것 같네"라고 욕설을 섞은 코멘트를 올렸다.

대관식이 끝난 뒤에는 왕관을 쓴 찰스 3세 사진을 올리고는 이를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마법모자에 비유하며 "정말이지 '그리핀도르'라고 소리치기를 반쯤 기대했다"라고 적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가 다니는 마법 학교 호그와트에는 신입생들이 머리에 쓰면 생각과 기질을 읽어 맞는 기숙사를 배정 외쳐주는 '마법의 분류모자'가 등장하는데, 찰스 3세가 왕관을 쓴 모습을 그에 빗댔다.

배럿은 대관식이 진행될 때도 포스팅을 멈추지 않았다.

참석자들에게 배포된 안내 책자에는 대관식 중 휴대전화 전원을 꺼야 한다는 경고문이 있었지만 이를 따르지 않았다.

그는 안내 책자 38쪽에 있는 커밀라 왕비 관련 예식 설명 가운데 왕비가 '(왕비의 상징인 홀과 봉을) 차례로 만진다'는 부분을 사진으로 촬영해 올리고는 "솔직히 말해 좋은 밤을 위한 대사로 들린다"고 적었다.

참석자 명단 가운데 국왕 전속 성직자를 뜻하는 성공회 주교의 직함인 '옷장 서기(Clerk of the Closet)'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며 "나도 20대 초반까지 이 일을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동성애 성향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옷장에서 나온다'고 표현하는 것과 관련된 포스팅으로 보인다.

고(故) 다이애나빈의 개인 디자이너로 일했던 아일랜드 디자이나 폴 코스텔로는 이러한 게시물에 대해 "매우 모욕적이고 (영국에 사는 아일랜드인으로서) 당혹스럽다.

총리가 그에게 전화기를 치우라고 말했어야 했다"며 공개 사과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아일랜드 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미리엄 로드는 배럿의 이런 행동이 브렉시트 이후 외교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약화한다면서 "(총리의 대관식 참석은) 영국과의 관계 개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인데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사람과 함께 중요한 국가행사에 참석해 이상한 행동을 했다"고 꼬집었다.

아일랜드 총리가 영국 국왕 대관식에 참석한 것은 1838년 빅토리아 여왕 대관식 당시 총리였던 대니얼 오코넬 이후 버라드커 총리가 처음이다.

버라드커 총리는 의사 출신 정치인으로 2017∼2020년 총리직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2월 총리로 재임명됐다.

2015년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파트너인 배럿 역시 의사다.

아일랜드 총리 동성 파트너, 英대관식 참석중 SNS에 조롱글 올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