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해 고향에서 쫓겨난 '나크바(대재앙)의 날'을 공식 기념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일 보도했다.

AP통신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15일 열리는 제75회 나크바의 날 기념식을 이끌 것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대재앙의 날 처음으로 공식 기념
유엔이 참여하는 첫 나크바의 날 행사는 지난해 11월 유엔 총회가 나크바를 기념하는 고위급 행사 조직을 팔레스타인 민족권리위원회에 요청하는 결의안을 찬성 90표, 반대 30표, 기권 47표로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대재앙이라는 의미인 나크바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실향과 이산의 고통을 뜻한다.

이스라엘 건국일 다음 날인 5월 15일에 나크바의 날 행사가 열린다.

이스라엘 건국 선포로 70만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고향에서 쫓겨났으며 현재도 가자지구 주민 200만명을 포함해 중동 전역에 50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 총회가 지난 1947년 영국이 지배하던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안을 채택하자 미국과 유럽 등지를 떠돌던 유대인들은 이를 근거로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을 세웠다.

반면 주변 아랍국들은 유엔 총회의 팔레스타인 분할 결의를 수용하지 않았고, 독립을 선언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유엔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인 리야드 만수르는 유엔 총회가 팔레스타인 분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점을 지적하면서 유엔이 나크바의 날을 공식 기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역사적이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는 유엔이 지난 75년 동안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한 것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고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만수르 대사는 강조했다.

이에 반해 이스라엘은 유엔의 나크바의 날 기념식 참석에 대해 "끔찍한 사건이며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뻔뻔스러운 시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나크바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반유태주의를 용납하는 것이며 팔레스타인이 국제기구들 통해 거짓 선전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