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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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는 15일 미국 소비 심리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부각되는 등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 코스피 하락 출발 전망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국 소비 심리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확대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지수는 0.5% 내외 하락 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주 증시는 시장 전반에서 경기 침체 등 여러 변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수는 박스권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흐름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를 보인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을 비롯해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 약화 등 대외변수가 지수 상단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특히 미국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을 주시하고 있다.

■ '디폴트 임박' 美, 부채한도 이슈 부담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은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한 진전이 없는 상황, 미국 의회예산국은 연방정부 현금이 6월 셋째 주 정도에는 소진될 것이라고 경고한 점도 증시에 부담"이라며 "지수 상승 동력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국내 증시는 약보합세로 출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는 의회에서 결정한다. 미 의회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부채 규모에 사실상 거의 매년 정부의 부채한도를 상향 조정해 왔으나, 지난해 중간선거 이후 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의 조건으로 정부 재정지출 삭감을 요구했다.

하지만 백악관과 민주당이 공화당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부채한도 상향 협상은 교착에 빠졌고, 이 여파로 미국 국가 부도 위기설이 급부상했다. 현재 미 정부의 부채 한도는 31조4000억달러(약 4경2201조원)다.

■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2011년 이후 최고치

미시간 대학이 발표한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3.2%를 기록해 전월 3.0%보다 높아졌다. 이는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 이는 실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주목해온 지표 중 하나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인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전월의 4.6%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시장의 예상치인 4.4%보다 높았으며, 여전히 1년 후에도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률이 미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는 57.7로 전월 63.5보다 하락했으며, 시장 예상치인 63을 밑돌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셸 보먼 미 Fed 이사는 최근의 지표가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추가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 4월 소매판매 지표 주목…투심에 영향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지표에는 관심이 필요하다. 시장은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7% 늘어 석 달 만에 증가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가계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증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는 16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소비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해 종합적인 경제 건전성을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면서 "현재 시장은 미 Fed 긴축 종료 여부를 넘어 긴축 이후의 부작용(침체 등)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 4월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하게 나올 경우 투심이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 美中 마찰 가능성 커져…리오프닝 효과도 미미

중국의 보복 소비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군다나 이번주 일본 히로시마시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인데, 자칫 미국과 중국 간의 마찰이 커질 수 있단 관측까지도 제기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관광 수입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대비 0.7% 증가에 그쳤다"며 "관광객 수는 늘어났으나 1인당 소비액이 줄어들면서 보복 소비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19~21일 예정된 G7 정상회의 전후로 불거질 수 있는 미중 갈등 등 정치·외교적인 변수도 주시해야 한다. 김 연구원은 "G7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세계금융시스템 강화방안 △러시아 추가 제재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 문제가 주를 이룰 예정"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주제들이 의제에 오름에 따라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