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기본계획에서 북항 5부두 선박 영도구 이전 밑그림
주민들 "경관 해치고, 지자체·정부 사업과도 엇박자"
[현장in] 부산 영도구에 노후 선박 집결? 주민들 "절대 반대"
부산 북항 2단계 재개발 사업을 위해 5부두에 있는 낡은 선박을 영도구로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7일 부산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현재 영도구 청학동 앞바다에 1.3㎞의 재해방지시설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1천300억원이 투입되는 시설로, 지난해 5월부터 사전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의 핵심은 배를 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현재 북항 5부두에 있는 선박들을 이곳으로 옮기는 것과 연관돼 있다.

이전 선박 수는 최대 880여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도구 주민들은 이런 계획에 반발한다.

[현장in] 부산 영도구에 노후 선박 집결? 주민들 "절대 반대"
주민들은 5부두 계류 선박들은 노후선과 폐선이 많아 이를 옮겨오면 바다 경관을 해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남해해경청이 지난해 해양오염사고 대책을 마련하면서 5부두 선박을 조사해보니 4척 중 3척은 운항하지 않은 배로 확인된 바 있다.

주민들은 노후 선박을 집결하는 것이 영도구를 관광지로 변모시키려는 지자체나 정부 사업과도 엇박자를 낸다고 지적한다.

구는 최근 청학동 부산항대교 아래 구립 오토캠핑장을 조성했고, 음악 분수나 해수풀도 만들 계획이다.

국토부와 부산시도 청학동 바다 앞 노후 공장들이 밀집한 곳을 '해양 신산업 부스트 벨트'로 정하고 워터프런트 복합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영도 바다 오염 및 경관 저해 시설 설치 반대추진위원회'는 "주민 동의 없는 노후 선박 이전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in] 부산 영도구에 노후 선박 집결? 주민들 "절대 반대"
부산해수청은 또 영도구 동삼혁신도시 아미르 공원 앞에도 연구조사선 부두를 건설하려고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이곳에 부두가 만들어지면 지역 연구조사선 9척과 관공선 24척이 모이게 된다.

'영도바다오염 및 경관 저해 시설 설치 반대추진위원회'는 "연구자들의 편의를 위해 영도구민 모두의 휴식 공간이자 부산시민의 휴식 공간을 송두리째 빼앗아서는 안 된다"고 반발한다.

부산해양수산청은 주민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청학동 재해방지시설 사업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중단한 상태다.

북항 재개발사업 시행자인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5부두 내 선박 현황을 조사해 이전지를 다시 검토해 보고하면 이를 고려해 사전타당성 재개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현재 5부두 계류 선박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폐선해야 하거나 기준에 못 미치는 선박들은 이전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전 대체지가 있는지 관계기관과 협의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